"튀르키예·시리아 돕는데 써달라"…익명의 파키스탄인, 380억원 '쾌척'

지난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시리아를 덮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사이에서 구조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미국 항공우주국(NASA)/미국 국제개발처
지난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시리아를 덮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사이에서 구조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미국 항공우주국(NASA)/미국 국제개발처

미국에 거주하는 한 파키스탄 남성이 주미 튀르키예 대사관에 들어가 튀르키예(터키)와 시리아 지진 피해자를 돕는데 사용해달라며 3000만 달러(약 383억원)를 익명으로 쾌척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의 트위터를 인용해 이를 보도했다.

샤리프 총리는 “한 익명의 파키스탄인이 주미 튀르키예 대사관에 걸어 들어가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위해 써달라며 3000만달러를 기부한 사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인류가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역경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성스러운 인류애”라고 기부자를 극찬했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톨루 통신도 기부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해당 기부자는 파키스탄 출신 남성이라는 점 외에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선행에도 불구하고 파키스탄 현지에서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고 인도 언론 힌두스탄 타임스는 전했다. 심각한 경제난과 함께 지난해 6월 파키스탄을 할퀸 대홍수 여파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타국 재난에만 기부금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아예사 시디카 파키스탄 정치 평론가는 “이 기부자가 홍수 구호를 위해 파키스탄 대사관에 들어가지 않은 점이 흥미롭다. 이유가 궁금하다”며 비꼬았다. 그러자 이히샴 위 하크 현지 저널리스트는 “하하, 왜 그가 파키스탄 대사관에 가지 않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기를 바란다”고 지적하는 등 반응이 양립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