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선임절차가 진행중인 가운데 GIST 직원들은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추고 기관 발전을 위한 탁월한 비전을 그릴 수 있는 차기 총장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4일 사임하는 김기선 제8대 총장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가 많았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노동조합(위원장 이충기)은 차기 총장상과 김 총장 업적에 대해 직원 11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바람직한 총장상으로 청렴한 도덕성과 조직 운영 경험 등 전문성, 리더십을 겸비하고 기관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대외 네트워킹에 매진할 총장을 원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특정 집단에 치우치지 않는 폭넓은 소통 및 포용력, 업무 추진 사전 공감대 형성, 교원-직원-연구원-학생 간 역할 존중 및 화합 유도, 직급체계 개편 및 인사 문제 관련 결정 시 구성원과 소통 진행, 개인 이익 보다는 집단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 등도 바람직한 총장 모습으로 꼽았다.
차기 총장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근무환경 개선'이 1순위였다. 구성원간 평등한 조직문화 정착 및 직급체계 개편, 직장내 갑질 해결 등에 대한 요구도 컸으며 연구 및 교육역량 강화, 발전기금 학충, 국제화 등 학교발전과 복지강화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의견으로 4년간 중장기 비전을 실행할 인재 등용, 지난 4년을 어지럽힌 사람은 과감히 배제, 공공기관이 해제되는 만큼 기관이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재정 확충, 인사 및 보직 시스템화 구축 등을 제시했다.
GIST 현안과 관련해 클리닉 개설과 인사발령 적절성에 많은 의견과 불만을 갖고 있다. 응답자 81.8%가 클리닉 설치에 반대했으며 예산 낭비 등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충기 노조 위원장은 “학령인구 감소, 한전공대 설립, 특성화대학간 경쟁 심화, 공공기관 해제 등 GIST가 중대 기로에 서 있는 만큼 기관 내실과 경쟁력 강화, 구성원간 소통 증진에 힘써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풍부한 연륜과 경험을 갖춘 총장의 선임을 바란다”고 말했다.
김기선 현 총장에 대한 평가는 100점 만점에 평균 34.44점으로 나타났다. '총장은 직원들과 충분히 소통하며 의견을 수렴했습니까'라는 질문은 20개 문항 가운데 평점 5점 만점에 1.53점을 기록해 최하위를 차지했다. '총장은 대외활동 및 홍보를 효율적으로 해 기관 위상을 제고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까'라는 질문은 평점 1.55점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역대 총장중에서 제일 못했다고 생각한 총장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87.7%가 압도적으로 김 총장이라고 답변했다.
김 총장은 재임 중 연구수당 수임 등 논란에 휩싸였고 이사회에서 두 차례 해임 처분을 받았다. 법정 다툼을 벌인 끝에 공식 임기 만료일인 3월 5일보다 9일 빠른 오는 24일 이임식을 갖고 퇴임할 예정이다.
이충기 위원장은 “불명예 사임하는 김 총장이 이임식을 개최하고 퇴임하는 것이 맞는지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GIST 총장추천위원회는 지난 9일 총장 응모자 10명에 대한 서류 심사를 통해 5명을 면접 대상자로 확정했다. 오는 17일 면접을 실시해 2~3명의 후보자를 선정해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이사회가 총장을 선임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승인과 교육부 장관 동의를 받아 4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