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와 방송사가 '누누티비'로 대표되는 콘텐츠 불법유통에 공동 대응한다.
웨이브, 티빙 등 K-OTT는 지상파방송사, 종합편성채널과 '저작권 대응 협의체(가칭)'를 구성해 방송영상콘텐츠 불법유통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국내외 영화·드라마·예능 등 불법 유통과 이용이 도를 지나쳤다는 판단에 따른 협력이다.
OTT와 방송사는 저작권 대응 협의체를 통해 방송영상콘텐츠 불법유통 방지 등 저작권 보호와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정부·공공기관 대상 저작권 보호 강화와 저작권 침해 수사 촉구,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분쟁 등을 공동 추진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웹툰, 웹소설, 음원 위주로 불법유통 대응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방송영상콘텐츠 불법유통 단속·예방 등은 사각지대에 속해있다.
하지만 방송영상콘텐츠 불법유통은 국내외에서 지속 발생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국내 방송·제작사와 정식 판권 계약 없이 K-콘텐츠 불법유통이 이뤄진다. 넷플릭스 '더 글로리'와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인기 있는 한국 드라마의 중국 내 불법유통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누누티비가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누누티비는 지상파방송·종편 등 방송콘텐츠는 물론,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와 웨이브·티빙 등 국내 OTT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무료 제공하는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다.
누누티비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0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넷플릭스와 국내 유료 가입자 기준 500만명 수준인 넷플릭스나 300만명대 전후 가입자를 보유한 웨이브·티빙 이용자보다 많은 숫자다. OTT에 유료 가입해야만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를 무분별하게 불법유통, 사업자에 막대한 손해를 입히고 있다.
다수 사업자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누누티비를 신고, 차단이 되더라도 홈페이지 도메인을 변경하며 교묘하게 불법유통을 이어가고 있다. 사이트 접속이 차단되면 다른 도메인을 열고 트위터·텔레그램 등 해외 서비스를 통해 공지하는 방식이다.
누누티비는 콘텐츠 무료 제공으로 확보한 높은 트래픽으로 도박·불법게임 등 불법광고나 해외 디지털 광고를 유치해 수익을 내고 있다. 파라과이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국내 수사기관의 검거가 쉽지 않다.
저작권 대응 협의체는 이러한 국내외 불법유통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국제 공조 등 실질적 저작권 침해 대응을 위해 글로벌 OTT는 물론, 국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OTT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작권 대응 협의체 발족은 방송영상콘텐츠 불법 유통과 이용을 더 이상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정부에 저작권 보호 정책을 건의하고 저작권 위반 사실에 대해서는 법적조치를 비롯해 강력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