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조안전' 분야 디지털전환(DX)에 속도를 낸다.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산업재해를 첨단기술로 예방하는 것은 물론 급변하는 국내외 제조안전 산업 환경 변화에 발맞춰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국내 제조안전 부문에 DX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사업에 착수했다. 현재 세부 과제를 확정하기 위해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와 함께 민간 제조안전 분야 기업들을 대상으로 관련 기술 수요를 조사하고 있다.
KEIT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2분기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계획”이라면서 “정확한 사업 개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번 사업에서 민간 수요를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제조안전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평소 생산환경에서의 작업자 행동 패턴을 정밀하게 분석, 이상행동에 따른 끼임·낙상사고 등을 경고하는 시스템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를 통해 근로자와 작업 환경 모두에 초점을 맞춘 제조안전 생태계를 구축한다. 작업자의 안전인식 교육에만 초점을 맞췄던 기존 체계에서 벗어나 사람 및 작업장 환경을 중심으로 위험 제거·차단 기술을 확대한다.
정부는 지난해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을 약 32조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국내 제조산업 부가가치액의 약 6.6%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근 5년간 매년 수조원씩 상승하면서 국가 경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고사망만인율(임금 근로자 1만명 당 사망자)도 주요국 대비 높다. KEIT에 따르면 2021년 사고사망만인율은 0.43이다. 2019년을 기준으로 미국과 일본은 0.37, 영국은 0.03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 유럽연합(EU) 등은 최근 산업용 로봇,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기반 산업재해 예방 기술 확보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추세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안전교육 등 전통 예방 조치를 고수하는 기업이 대다수다.
KEIT 측은 “한국은 아직 강화된 산업안전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 수준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DX 핵심기술을 활용한 제조안전 기술을 기반으로 작업자 안전 보장과 제조업 생산성 보존하는 현장 밀착형 연구·개발(R&D)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