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부산 엑스포 유치 가능성은 유력한 경쟁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적어도 박빙 또는 우위에 있다고 확신합니다. 세계 각국에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춘 삼성과 민간유치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회장의 SK 등 기업들이 유치 활동에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습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17일 대한상공회의소와 부산시가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유치 활동 현황과 오는 4월 실사 준비상황을 설명했다.
박 시장은 “1년 전에는 사우디가 우리보다 앞서 있긴 했다”며 “왕족들이 여러 투자 약속 등으로 많은 지지를 이끌어내 작년 이맘때만 해도 부산을 지지하는 나라가 대한민국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후 대통령, 국무총리, 기업이 한 팀으로 움직이면서 판세가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지 의사를 암묵적으로 표현하는 나라 숫자가 사우디에 비슷한 수준까지 왔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거의 절반 가까이는 끝까지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너무 과하게 이야기해도 안 되고 그렇다고 현실과 맞지 않게 비관적 인식을 하는 것도 맞지 않다”며 “나머지 9개월 정도 우리가 어떻게 뛰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엇보다 박 시장은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함께 뛰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 등 재계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과거에는 특정 대기업이 유치위원장을 맡으면 다른 기업들은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금은 재계 총수들의 관계가 좋아서 그런지 분야별로 분담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SK와 삼성, LG, 롯데, 현대차 등 많은 기업과 경제계가 국가 권역을 나눠 열심히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부산 엑스포는 등록 엑스포로서 전시장 등 시설을 짓는 비용을 한국이 내는 게 아니라 각 참여국이 지급하기 때문에 흑자 대회일 수밖에 없다”며 “6개월간 전시만 하는 게 아니라 매주 국가 위크(주간)가 준비돼 있어 해당 국가 정상과 총리, 경제사절단 등이 방한해 수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부산시와 엑스포유치사무국은 엑스포 유치 시 61조원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직접적으로는 40조원 규모이며 부가가치가 20조원 이상이다. 2020년 두바이 엑스포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2000만명이 방문한 것을 고려하면 부산 엑스포는 4000만명을 예상하고 있다.
박 시장은 “최근 화두가 된 챗GPT에 '엑스포가 개최국에 그게 무슨 이득이 있느냐'고 물어봤다”며 챗GPT가 내놓은 엑스포 효과를 설명했다. 챗GPT는 △투자 증가와 일자리 창출로 국가 경제적 이익 확대 △국가 브랜드 상승 △새로운 기반시설 확충 △지역경제 활성화 도움 △문화와 역사의 중요한 헤리티지 등을 꼽았다.
박 시장은 “챗GPT가 정답을 말했다”며 “부산 엑스포 유치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올림픽과 월드컵에 이어 등록 엑스포를 개최하는 세계 일곱 번째 국가가 된다”고 말했다.
◇2030 부산 엑스포 최대 승부처 '실사'…정부·시민·기업 총력전
국제박람회기구(BIE)의 2030 세계엑스포 실사는 3월 6일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한 달여간 진행된다. 한국 방문은 4월 2~7일로 후보국 중 세 번째다. 당초 전쟁으로 후보국 지위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던 우크라이나도 실사 일정에 포함되면서 실사 경쟁은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BIE 실사는 후보국 유치역량과 준비 수준 등을 심층 평가해 실사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 보고서는 171개 BIE 회원국에 회람돼 11월 개최국 투표를 위한 기초자료로 쓰인다.
실사는 엑스포 유치전 최대 승부처로 평가된다. 앞선 두 차례 엑스포 개최지 선정에도 실사단의 마음을 사로잡은 국가가 최종 개최지로 선정돼 그 중요성을 보여준 바 있다. 2025 엑스포 개최를 앞둔 일본 오사카시는 폭우에도 불구하고 도톤보리강에서 열린 실사단 환영 행사에 수많은 시민이 우산을 들고 운집해 남다른 국민 열기를 보여줬다. 실제로 보트에 탑승해 있던 실사단도 이 모습에 오사카시와 시민의 확실한 개최 의지를 확인했고 높은 평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엑스포 실사단 여러 평가 항목 중에서도 국민적 열기와 지지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한국도 이에 대한 대비에 총력을 다한다. 부산시는 BIE 실사단 방문 전후를 '엑스포 주간'으로 지정하고 다양한 행사와 홍보 활동을 펼쳐 흥을 돋을 계획이다. 특히 실사단이 부산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돌아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실사단의 모든 눈길이 닿는 곳마다 엑스포 유치 염원 의미를 담을 예정이다.
경제계도 국내외 전방위 지원에 나선다. 경제계는 실사단 초청 행사 등을 개최하고 그간 해외 교섭 활동 통해 쌓은 부산 엑스포에 대한 의견과 기대감을 실사단에게 공유할 예정이다. 경제계 해외 교섭 활동은 지난해 6월부터 지금까지 총 75개국에서 진행됐다. 방한 인사들 대상 활동까지 포함하면 104개국 263회 만남을 가졌다.
기업들은 국내외 홍보 인프라 수단을 최대한 가동해 열기 확산에 힘을 더한다. 실사단 방문 때에는 각종 유치기원 이벤트와 더불어 대형전광판, 옥외광고, 유통채널, 스포츠단을 활용한 엑스포 홍보 활동을 더욱 활발히 진행해 전국적 관심과 열기를 전할 예정이다.
부산=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