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화학보존제 보다 복원능력이 우수하면서 고농도 사용 시에도 독성이 없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나노입자 형태 동결보존제를 개발했다. 희귀세포 보관, 장기 이식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김기선)은 이은지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이 이희정 한국재료연구원 박사·이창환 울산대 의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세포를 냉동·해동할 때 발생하는 결빙 현상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결빙방지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가 결합된 나노 크기 금속유기골격체 입자를 개발, 기존 동결보존제보다 우수한 세포 복원력을 가진 보존제 합성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세포 동결 시 얼음 결정에 의한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존액을 사용해 보관한다. 최근 개인 맞춤형 의료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줄기세포, 제대혈, 생식세포, 세포치료제, 세포 집합체인 장기 등 고부가가치 생체시료 동결 보존 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얼음 결정 격자와 같은 골격체 격자 크기를 가지고 있으며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가지는 지르코늄 금속유기골격체 나노입자를 합성하고 결빙방지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를 나노입자 표면에 화학반응으로 결합해 10·30·250㎚ 세 종류의 나노입자를 제조했다. 나노입자를 물에 첨가한 뒤 냉동과 해동 시 얼음의 재결정현상을 관찰한 결과, 나노입자 표면에 규칙적으로 배열된 결빙방지 단백질 유래 펩타이드는 얼음 표면과의 견고한 화학결합을 유도해 물의 진입을 효과적으로 막는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나노입자는 얼음-물 계면의 미세곡률을 증대시켜 어는 점을 낮추고 얼음의 성장을 매우 효과적으로 억제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는 얼음 표면에 효과적으로 결합해 우수한 결빙제어 효과를 보여 동결 시 세포를 효과적으로 보존하고 해동 시 건강하게 복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노입자는 기존 동결보존제와 비교 시 높은 농도에서도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보였으며 극미량을 사용했음에도 신장세포와 암세포, 줄기세포 등 다양한 세포주에 적용했을 때 종전 동결보존제와 비슷하거나 높은 세포 회수율, 회수된 세포 증식 효능을 발휘했다.
이은지 교수는 “기존 화학보존제 단점을 극복하고 높은 농도에서도 독성이 거의 없으며 극소량을 사용해도 기존 보존제에 상응하는 결과를 보였다”면서 “희귀 세포 보관, 장기 이식 등 관련 생물의학 분야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하고 논문 및 특허 성과를 거둔 전나영 GIST 석사과정생은 “얼음의 화학적 물리적 성질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험을 설계했다”며 “고부가가치를 가진 동결보존제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보다 심도 있는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지스트 실용화사업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미국 화학회(ACS)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 골드지(JACS Au)' 온라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결빙방지 단백질 유래 나노보존제 결빙제어능 평가 플랫폼을 ACS 국제학술지 응용 나노 소재에 발표했고 지난해 미국·일본에 특허 등록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