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계, '나홀로 돈잔치' 금융권에 “대출금리 인하 고통분담 하자”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고금리 고통 분담을 위한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중소기업중앙회 제공)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고금리 고통 분담을 위한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중소기업계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대출금리 인하, 상생금융문화 조성 등 고통 분담에 나설 것을 금융권에 촉구했다.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고금리 고통 분담을 위한 금융권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협의회는 중기중앙회를 비롯해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소상공인연합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벤처기업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 이노비즈협회 등 16개 중소기업 단체가 참여하는 연합체다.

협의체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에서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진 반면에 금융권은 사상 최대 이익 달성으로 '나 홀로 돈잔치'를 벌이는 등 국민 정서와 동떨어져 있다고 꼬집었다. 중소기업 대출은 2019년 말 716조원에서 지난해 말 953조원,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은 2019년 말 685조원에서 지난해 3분기 1014조원으로 각각 늘었다. 이에 반해 지난해 5대 은행이 지급한 성과급 총액은 1조3823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이에 협의체는 “금융권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으로 부도 위기를 극복했으며, 지금이야말로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라면서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금리 인하 △금리부담 완화 제도 실효성 제고 △상생 금융 정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고금리 고통 분담을 위한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금융권에 대출금리 인하를 촉구하고 있다.(중소기업중앙회 제공)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고금리 고통 분담을 위한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금융권에 대출금리 인하를 촉구하고 있다.(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실제 중소기업·소상공인은 높은 대출금리에 허덕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의회가 이날 발표한 '고금리 관련 중소기업 금융애로 조사결과'에 따르면, 금융기관 대출시 겪었던 애로로 '높은 대출금리'(85.7%)를 가장 많이 꼽았다. 대출금리는 지난달 5.6%로 전년 대비 2.7%포인트(P) 올랐다고 답해, 기준금리 인상폭 2.25%P(1.25%→3.5%)보다 높았다.

은행의 이자수익 기반 사상 최대 영업이익 성과에 대해 부정적 의견은 79.3%였다.

이유로는 '과도한 예대마진 수익'(62.2%), '과도한 퇴직금 및 성과금 지급'(22.7%) 등을 거론했다.

가장 필요한 대책으론 △은행 기준금리 이상 대출금리 인상 자제(73.7%) △이차보전 지원사업 등 금리부담 완화 정책 확대(45.7%) △저금리 대환대출·금리인하 요구권 등 실효성 제고(35.7%) △상생금융평가지수·기금조성 등 상생 정책 활성화(20.7%) 순이었다.

글로벌 100대 금융회사의 이익 구조를 살펴보면 이자수익이 50% 수준인 데 비해 국내 은행은 90% 이상이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우리나라는 법으로 상업은행이 투자은행을 겸업할 수 없어 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없고, 담보대출로 손쉬운 이자 장사만 하는 한계”라면서 “은행이 기업에 자본을 투자할 수 있어야 기업은 건전한 자금으로 가치가 높아지고, 은행도 금리보다 높은 투자 이익을 거둬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고금리 고통 분담을 위한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고금리 고통 분담을 위한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중소기업중앙회 제공)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