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과 인체실험 불일치를 극복하고 신약개발 효율성을 높이려면 예측력이 좋은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효능 입증을 위한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해 장기칩, 3D프린팅을 통한 조직재건 기술 등 다양한 기술 개발이 세계적으로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동물실험 의무화 규정 삭제를 발표함에 따른 것이다.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신약개발 과정에서 현재까지는 동물실험이 임상시험 이전에 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 시험이었지만, 동물실험에 의한 비윤리성 극복과 동시에 다양한 양상의 약물 개발에 따라 동물실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른 동물대체시험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비생물학적 평가법은 생명체 복잡함을 대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는 생물학적 평가법인 오가노이드가 주목받고 있다.
유 대표는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인간 장기처럼 입체 구조로 배양한 것으로 장기와 유사한 구조와 기능을 갖는다”며 “예를 들면 장 오가노이드는 장을 구성하는 세포, 구조, 기능이 재현되기 때문에 약물을 평가하는 데 높은 예측률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조적 복잡성, 제작 어려움 등으로 오가노이드를 표준화된 평가법으로 구현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오가노이드 평가법은 초기에는 시험법이 잘 구축된 기관 위주로 수행되고 표준화가 진행되면 비전문적인 연구자도 쉽게 수행될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유 대표는 전망했다.
이에 대응하는 것이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오가노이드 기반 약물효능 평가 플랫폼 '오디세이'다. 오디세이는 동물실험을 대체하고 임상에 앞서 신약 안전성과 유효성을 먼저 확인하는 플랫폼으로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오가노이드를 치료제에 접목해 첫 상업화에 도전하기 위한 연구개발(R&D)도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유 대표는 “오가노이드는 직접 인체에 이식할 때 생착돼 조직을 재생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기존 치료로 회복이 어려운 난치성 질환에 대한 근원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령화에 따른 재생의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재생 치료제로서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장 오가노이드 치료제 아톰-C(ATORM-C)는 오가노이드를 궤양 위치에 이식 및 생착시켜 궤양을 없애는 것으로 지난해 국내 최초로 적합 판정을 받고 올해 상반기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유 대표는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설립 이후 4년간 오가노이드 재생치료제 개발과 면역항암제 플랫폼 개발에 매진했고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부터 약물 평가 플랫폼 다양화, 식품 및 화장품 영역으로 확대, 직접 오가노이드를 제작해 활용할 수 있는 제품군 출시 등을 통해 국내 연구진이 오가노이드를 폭넓게 활용, 각 산업 영역 선진화를 이룰 수 있도록 후방산업으로서 지원을 가속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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