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경제 위기 대책을 지적했다.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송부된 상황에서 민생 경제 위기 극복을 내세워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사법 리스크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이 대표는 21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경제위기대응센터 출범식 및 제막식에서 “민생경제가 사상 초유의 혹한기”라며 “국가적인 위기 상황에서 무능하다는 것은 그 자체가 죄악”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내외 경제 위기가 현실화됐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살인적인 고금리·고물가가 국민의 삶을 정말로 참담할 정도로 억누르고 있다. 수출·투자·내수 같은 거시지표들도 하나같이 빨간불”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기가 침체 상황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는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세계 주요 기관들이 올해 우리 성장률을 1%대 초중반으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정부마저 경기둔화를 인정하고 있다”며 “이러다 1% 성장률도 깨지지 않을까 걱정되는 그런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윤 정부의 대응책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경제 위기 극복에 사용해야 할 권력을 시장논리와 야당 탄압에 앞세우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은 무책임한 시장 만능 논리만 내세우고 있다. 민생을 살리고 국민을 지키는 데 써야 할 국가권력을 민주주의 파괴에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윤 정부가 무능하다며 민주당이 대안 세력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가적인 위기상황에서 무능은 그 자체가 죄악”이라며 “민주당이 집행 권한은 없지만 국회의 제1당으로서 민생경제위기를 실시간 점검하고 필요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송부된 가운데 사법 리스크 극복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검찰 측이 구속영장과 구속영장 청구 이유서 등을 통해 제시한 의혹과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영장 내용을 아무리 살펴봐도 그동안 얘기한 '428억원', '그분 돈' 등의 얘기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까지 (검찰이) 무리한 언론플레이를 통해 (나를) 음해해왔고 이를 통해 부정 이익을 취한 것처럼 공격해왔다는 걸 아실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대장동 클럽을 자신과 비교하며 결백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작은 기여를 한 누군가도 50억이나 100억, 또 조그만 도움 준 사람의 아들도 수십억씩 받았다”며 “내가 그 사건에 부정하게 관여했다면 한 푼도 안 받았을 리가 없다. 여러분이 잘 판단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재가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은 이날 국회로 송부됐다. 국회는 24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을 보고한 뒤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재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된다.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 의총을 열고 체포동의안 표결에 자율 투표로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점유한 탓에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의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