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단지공단이 관리하는 전국 40여개 국가산업단지 총수출액이 지난해 사상 처음 2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주요 업종이 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2년 연속으로 수출액을 대폭 끌어올렸다. 글로벌 경기 침체, 공급망 급변 등으로 수출 중요도가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국가산단이 국내 제조업의 강력한 수출 전초기지로 자리를 굳혔다.
21일 산단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8개 관할 산단 내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간 총 수출액은 2176억3200만달러다. 지난해 1899억달러 대비 14%가량 늘면서 처음으로 2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전년 대비 7%가량 감소하면서 1500억달러 밑으로 내려 앉았던 2020년(약 1414억달러) 이후 연평균 380억달러 이상 수출액을 확대, 2년 연속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주요 업종에서 호실적을 낸 것은 물론 그동안 상대적으로 수출 경쟁력이 높지 않았던 업종에서도 상승세를 보인 덕이다.
석유화학은 지난해 899억달러 수출액을 기록했다. 2021년 대비 199억달러, 2019년 대비 306억달러 증가하면서 국가산단 수출액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른바 수출 효자업종으로 꼽히는 전기전자(약 417억달러)와 운송장비(381억달러)는 지난해와 동일한 400억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음식료(2억6500만달러), 섬유의복(13억5300만달러), 목재종이(7억4900만달러), 비금속(7억1800만달러) 등도 나란히 지난해보다 수출액을 확대하면서 선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환율변동, 디지털전환(DX) 등 대내외 환경 변화가 (수출액 확대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면서 “해외 시장에 적극 도전하는 산단 입주 기업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가산단 수출액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반면에 고용인원 규모는 매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 12월 102만명에 달했던 국가산단 내 근로자는 지난해 12월 96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연평균 1만2000명이 국가산단에서 사라지고 있다.
최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전통 제조업에 스마트공장,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면서 그만큼 사람을 투입하는 공정 등이 감소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지난해 국가산단 입주 기업들 생산실적은 647조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은 460조원, 2021년은 559조원을 각각 기록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주요 업종 성장세…2년 연속↑
석유화학 899억달러로 가장 많아
환율변화·DX 대내외 요인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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