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 LG엔솔이 잡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포드 자동차와 함께 튀르키예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가 손을 잡고 유럽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미국 중심으로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을 추진해 온 LG에너지솔루션의 전략이 유럽으로 확장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포드, 튀르키예 제조 업체 코치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 3사는 오는 2024년 내 JV를 설립하고 2026년 전기차 배터리 상업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포드와 코치는 전기 상용차 합작사 포드오토산을 설립했다. LG에너지솔루션·포드·코치의 합작사는 포드오토산에 공급할 전기 상용차용 배터리를 맡는다. 생산 규모는 전기차 20만대에 들어갈 25기가와트시(GWh)를 우선 갖추기로 했다. 향후 50만대(45GWh) 이상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통상 10GWh급에 1조원이 소요되고, 초기 비용을 고려하면 총 4조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된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사 설립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포드와 LG에너지솔루션의 이해관계가 들어맞음에 따라 이뤄졌다. 포드는 지난해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300억달러를 투자, 기존 내연기관 가운데 전기차를 40%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26년까지 전기차 200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배터리 확보는 필수다. 이에 따라 포드는 미국에 SK온과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웠다.

포드는 미국에 이어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SK온과 손잡을 계획이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자금 경색 영향으로 무산됐다. 새로운 파트너가 필요하던 포드는 LG에너지솔루션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포드 전기 승용차 '마하-E'와 '포커스E', 전기 상용차 '이트랜짓'에 LG 배터리를 적용한 바 있고 배터리 생산능력·공급·투자 규모 등을 모두 고려할 때 LG에너지솔루션을 최적의 파트너로 삼은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폴란드에서 배터리를 제조하고 있지만 유럽 내 완성차 회사와의 합작은 이번이 처음으로, 안정된 수요처 확보와 동시에 효과적인 시장 공략을 위해 포드와 손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포드 사정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포드는 짐 팔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한국을 직접 방문해 LG에너지솔루션, SK온을 차례로 회동했다”며 “짐 팔리 CEO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 유럽 합작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고 LG에너지솔루션도 포드 테스크포스(TF)를 꾸리며 포드 합작공장 건설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합작법인 설립으로 유럽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은 “포드, 코치와 함께 유럽의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협력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포드 튀르키예 배터리 합작, LG엔솔이 잡았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