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사면 현금 드려요” 세븐일레븐 '센타고' 매장 논란

센타븐 행사 갈무리
센타븐 행사 갈무리

세븐일레븐 내 '센타고' 매장이 늘어나면서 점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일부 가맹점이 현금 페이백을 통해 과도한 할인 판매에 나서면서 일반 가맹점이 피해를 본다는 입장이다. 가맹점 자체 프로모션에 대해 본부가 나서서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과 점주 재량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센타고는 일종의 편의점 소수 모임이다. 브랜드 별로 소수 점포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자발적으로 공동 할인 행사를 실시한다. 행사 대상은 와인 등 주류 제품이다. 세븐일레븐 센타고 모임은 '센타븐', 이마트24는 '센타백'으로 불린다.

가장 큰 특징은 자체 할인 행사다. 편의점 본사가 주류 관련 행사를 실시하면 현금 페이백을 센타고 점주가 스스로 제공한다. 예를 들어 세븐일레븐 일반 점포에서 3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와인을 센타븐 점포에서는 점주로부터 현금 5000원을 돌려받아 2만5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인기 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와인 애호가 사이에서 인기다.

일반 점주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특정 점포가 현금 페이백 등 비정상적인 영업 행위로 같은 가맹점의 주류 수요를 독차지한다는 것이다. 센타고 매장이 통일성과 표준화가 필수적인 프랜차이즈 생태계를 저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븐일레븐 한 가맹점주는 “본사에서 책정한 가격과 행사에서 벗어나 불법 페이백을 제공하는 것은 다른 가맹점에 부담”이라며 “규칙을 어긴 가맹점에 대해 가맹 본부가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타 프랜차이즈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한 떡볶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양을 많이 줬다는 이유로 본사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같은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가맹점이 본사에서 책정한 판매 지침을 어겨 다른 가맹점에 피해를 줬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센타고 점포에 대한 제재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매출이 부진한 점포의 매출 활성화를 위해 일정 범위 내 점포 프로모션을 허용한다. 세븐일레븐은 센타븐 점포가 지급하는 현금 페이백에 대해 유권해석을 진행하고 있다.

오히려 CU의 경우 점주 주도 마케팅 플랫폼 '스토어 플러스'를 선보였다. 가맹점주가 입지·상권 등 점포 특성에 맞춰 맞춤형 행사를 펼칠 수 있게 한 것이다. 가맹 본부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점포의 자율적인 영업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세븐일레븐은 센타븐 점포에 대한 계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 부족할 경우 본사 차원 대응 안을 마련해 제재 하겠다는 입장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산업의 측면에서 올바른 상품 유통·판매 생태계를 저해하는 비정상 영업 활동으로 보고 있다”며 “본사가 묵인했다거나 특혜를 줬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