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은 22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유통 주식을 줄여 적정 주식 수를 유지하고 주가를 안정화하기 위해서다.
액면병합은 여러 개의 주식을 합쳐 높은 액면가로 주식을 재발행하는 것을 말한다. 주식 수와 주당 가격은 비율에 따라 변동되지만 자본금, 지분율, 주식발행액 등은 동일하게 유지된다.
대한전선은 10대 1의 비율로 액면병합을 진행한다. 병합이 완료되면 보통주 액면가액은 현재 100원에서 1000원으로 높아지고, 총 발행주식 수는 약 12억4000만주에서 1억2400만주로 줄어든다. 자본금은 1244억원으로 병합 전과 동일하다.
현재 유통되는 대한전선의 주식 수는 전체 발행 주식에서 최대주주인 호반산업의 40% 지분과 자사주 등을 뺀 7억3800만주다. 병합이 완료되면 약 7370만주가 된다.
대한전선은 다음달 3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액면병합을 최종 의결하고, 오는 5월 16일에 병합된 신주를 재상장할 계획이다. 병합할 수 없는 단수주는 신주 상장일 종가를 기준으로 대한전선이 주주에게 현금을 지급하고 자사주로 매입한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호반그룹 편입과 유상증자 등으로 경영 환경이 정상화됨에 따라 과거 재무구조 개선 과정에서 늘어난 주식 수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절하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전선은 이날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4519억원, 영업이익 48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3%, 22% 성장했다. 대한전선이 2조원 이상 매출을 달성한 것은 2014년 이후 8년 만이다. 부채비율은 2021년 말 266%에서 지난해 말 82%로 3분의 1 이하로 줄어들었다.
대한전선은 수주 물량 확대와 해외 법인 실적 개선을 실적 개선 요인으로 들었다. 대한전선은 미국과 네덜란드에 판매 법인, 베트남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생산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충남 당진에 해저케이블 임해공장, 쿠웨이트에 광케이블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초고압 케이블 신규 생산 설비도 확보할 계획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글로벌 생산 기지 확보와 설비 증설로 세계 각국 보호무역 기조에 대응하고, 기술과 가격 경쟁력으로 지속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