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마케팅은 데이터 과학에 기반한 고객 분석을 통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트렌드에 민감한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반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가져오기 위해서 고객에 대한 이해가 필수가 된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은 리프트오프의 앱 마케터 커뮤니티 ‘모바일 히어로즈’와 함께 [모바일 히어로즈와의 토크]라는 기획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시장 최전선에서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마케터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공유한다. 그 다섯 번째 시간은 지난 2021년 11번째 앱 마케터로 모바일 히어로즈에 합류했으며 최근 퍼포먼스 마케팅 에이전시를 창업한 범지희 대표를 만나봤다.
-앱 마케터로 일을 하다 창업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모바일 히어로즈 합류 당시에는 ‘플라이셔’라는 해외 소셜 카지노 앱 회사에서 마케터로 근무하고 있었고, 이후 페이스북 싱가포르 게이밍 팀으로 옮겨가 국내 다양한 게임사에 마케팅 도움을 드렸습니다. 지난 9년간 글로벌 마케팅을 하면서 다양한 클라이언트와 협업하며 느꼈던 점은 한국에만 있기 아까운 훌륭한 서비스와 상품이 너무나 많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마켓에 대한 이해 또는 마케팅 노하우의 부재로 글로벌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앱들이 대다수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작년 9월 마케팅 에이전시 맥시마이저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맥시마이저라는 사명은 국내의 훌륭한 앱들을 전 세계적으로 알림과 동시에 클라이언트 매출과 DAU(Daily Active User) 등을 세계 시장에서 ‘maximize’한다는 포부를 담아 정했습니다.
-창업한 회사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맥시마이저’는 앱의 글로벌 확장에 특장점을 지닌 ‘글로벌 전문 데이터 기반 마케팅 에이전시’로, 다양한 서비스의 글로벌 확장에 도움을 드리고자 창립한 회사입니다. 현재 맥시마이저는 출시 5개월 만에 1000만 인스톨을 발생시키며 글로벌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는 ‘레전드 오브 슬라임’,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의 ‘Tapas’와 ‘Radish’ 등의 클라이언트와 함께 하며 서비스의 글로벌 확장에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맥시마이저는 다양한 글로벌 마케팅 사례와 인하우스 경험을 기반으로 1st party 및 3rd party 데이터를 결합한 그로스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확장에 비전을 갖고 있는 다양한 클라이언트들이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또한 글로벌 앱 마케팅뿐만 아니라, 웹콘〮솔 게임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플랫폼 구별 없이 ‘글로벌 확장’하면 사람들이 맥시마이저를 떠올릴 수 있도록 회사를 꾸려나갈 예정입니다.
-워낙 빠르게 변하는 업계인 만큼 창업을 준비하면서도 앱 마케팅 방법론이 바뀌었을 것 같다.
▲최근 2년 동안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주목 받고 있는 개념은 CRM(고객관계관리)인 것 같습니다. 개인 정보 보호로 인한 신규 유저 유입의 제약, 그리고 내실 있는 운영의 중요도가 높아짐에 따라 CRM 분야가 주목을 받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ChatGPT 같은 AI를 활용한 마케팅 효율화 및 마케팅 방법론들도 업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케팅 방법론은 아니지만 웹3.0, 크립토, 메타버스 같은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것과 넷플릭스가 구독 모델에 게임을 추가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디지털 생태계의 변화와 다각화된 플랫폼이 사업의 성장이나 마케팅에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맥시마이저가 제시하는 성장 전략은 무엇인지.
▲막대한 자본력으로 매체 지면을 점령하는 중국 개발사들, 심화되는 게임 사업의 경쟁, 그리고 빠르게 오르는 유저 획득 비용으로 인해 많은 개발사들이 게임 런칭에 앞서 고민을 토로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실제로 작년 11월 기준으로 애플 앱스토어에는 백만 개의 게임 앱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는 그 절반의 앱이 있는데 반해 상위 랭킹의 앱들은 좀처럼 랭킹에서 내려오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런 심화되는 경쟁속에서 국내 개발사들이 매출 이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글로벌 확장은 필수라고 생각되며, 성공적인 글로벌 확장을 위해서는 런칭 이전에 글로벌 시장에서 상품이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 지 예측할 수 있는 ‘소프트 런칭’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소프트 런칭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 부탁한다.
▲소프트 런칭의 목적은 앱의 ‘기술 결함’과 앱의 ‘글로벌 시장 적합성’ 두 가지를 찾는데 있습니다. 이 중 마케팅에 해당하는 글로벌 시장 적합성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시장 적합성 테스트를 시작할 때는 두가지 준비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첫 번째는 테스트 국가(시장)를 선정하는 단계이고, 그 다음은 테스트의 목적과 목표 기준을 정의하는 단계입니다.
테스트 국가 선정은 조금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게임의 주 타겟 시장이 미국이라고 할 경우 미국으로 테스트 해보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미국은 테스트 비용이 높을뿐더러 아직 불안정한 앱을 핵심 시장 국가에서 테스트하면 리스크가 동반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소프트 런칭 시기에는 타겟 시장과 유저 행동 패턴이 비슷하고, 제반 비용이 저렴해 효율적인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국가를 찾아야 합니다. 다만, 소프트 런칭에 적합한 국가는 게임의 장르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유저의 인 앱(in-app) 행동 패턴의 유사성, 유저의 구매 패턴의 유사성, 문화권의 유사성 등을 면밀히 살핀 후 결정해야 합니다.
그 다음은 테스트의 목적과 목표를 설정하는 단계인데 설정 기준에는 크게 상품성, 수익성, 시장성 세가지가 있습니다. ‘상품성’은 앱이 얼마나 타겟에게 매력적인지, 즉 프로덕트 디자인에 대한 평가입니다. 주로 Retention(고객유지), Session Time(이용시간), LTV(고객 생애 가치) 지표로 판단합니다. ‘수익성’은 앱이 어느 정도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지, 즉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평가입니다. 주로 ARPDAU(일일 활성 유저당 평균 수익), Payer Rate(구매자 비율) 지표로 판단합니다. 마지막으로 ‘시장성’은 앱이 얼마나 시장에서 호응이 좋을지에 대한 평가입니다. 주로 CTR(광고 클릭률), CVR(행동 전환율), CPI(앱 설치당 비용) 지표로 판단합니다.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글로벌 확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글로벌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 요소는 제가 마케터임에도 불구하고 상품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력적인 상품을 마케팅으로 성공 시키고 성공 기간을 오래 지속 시킬 수는 있지만, 매력 없는 상품을 마케팅으로 성공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마케터가 프로덕트를 직접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마케팅적으로 접근하였을 시, 국가별로 더욱 세분화된 지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상품의 장르와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국가단위의 적정 CPI(설치 당 단가)와 유저의 라이프타임이 매우 다릅니다. 유저 라이프 싸이클이 짧은 하이퍼 캐주얼 게임의 경우 ROAS(광고비용 대비 수익) 리쿱 기간(손익분기점 기간)을 짧게 가지고 가는 반면, RPG나 소셜 카지노와 같이 IAP(인앱결제)가 강한 게임은 유저 라이프 싸이클이 길기에 ROAS 리쿱 기간을 상대적으로 길게 설정합니다.
또한 동일한 상품이더라도 국가의 유저 특성에 따라 라이프타임에 차이가 있습니다. 동일한 상품이더라도 한국을 포함한 동양권 국가의 라이프타임은 미국을 포함한 서구권 국가 대비 짧기 때문에 국가별로 ROAS 리쿱 목표 기간을 분리해 산정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지표를 들여다보고 검증하는 일이 반복돼야 하기 때문에 글로벌 확장을 앞두고 중요한 것은 마케터의 그로스셋 마인드와 resilience(회복탄력성)라고 생각합니다. 반복되는 실험에서 인사이트를 얻고 액션을 취해 다시 테스트를 진행하는 일렬의 과정을 진행해야 노하우와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더불어 소프트 런칭이 단번에 성공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테스트 성과가 목표치에 도달하지 않으면 해당 지표 개선을 위한 다양한 추가 테스트가 또다시 필요하게 됩니다.
그래서 맥시마이저는 철저한 데이터 기반의 솔루션과 다양한 경험에서 비롯된 전문성을 통해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글로벌에서 차별화된 마케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꼭 맥시마이저의 도움을 통해서가 아니더라도 더 많은 국내 앱들이 글로벌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기대하며, 위 내용이 글로벌 앱으로 성장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전자신문인터넷 구교현 기자 ky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