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을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 직무대행으로 추대하고 조직 쇄신에 나선다. 글로벌 싱크탱크를 설립하고, '환골탈태' 수준의 개혁을 추진한다.
전경련은 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김 위원장의 회장 직무대행 취임을 발표했다. 김 직무대행이 취임하면서 2011년부터 전경련을 이끌어 온 허창수 회장은 12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직무대행은 앞으로 6개월 동안 전경련 혁신을 이끌면서 조직 운영 방안 마련을 주도한다. 또 전경련 쇄신작업을 이끌 미래발전위원회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도 물색한다.
김 직무대행의 주요 역할은 전경련 위상 재정립이다. 전경련은 2016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이후 여론 비판 속에 4대 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하는 등 재계 내 영향력이 급속도로 약화했다. 이 때문에 정부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김 직무대행은 전경련의 대중적 인식을 개선하고, 4대 그룹 복귀 등을 추진해 재계 내 위상을 회복해야 하는 등 책임이 무겁다.
김 직무대행은 “전경련은 이제 가 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할 것”이라며 다각도 쇄신을 예고했다. 김 직무대행은 회장 직무대행 수락 인사에서 “전경련에서의 첫 과제는 자유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철학적 기조 및 방향 재정립”이라면서 “이런 철학을 체계화하고 뒷받침할 수 국제적 수준의 싱크탱크 설립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직무대행은 “국민과 동떨어진 조직은 존재 가치를 의심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창업자들의 마음을 되새기며 전경련의 환골탈태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새 수장을 맞은 전경련은 총회에서 향후 발전방안인 '뉴 웨이 구상'의 2차 내용도 공개했다. 산하 연구소인 한국경제연구원을 글로벌 싱크탱크로 재탄생시킨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전경련은 국민 소통 첫 프로젝트로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을 오는 4월쯤 열 예정이다. 또 대중소상생위원회를 꾸리고, 중소기업 경영 자문사업을 대폭 강화한다.
전경련은 한경연을 국제적 수준의 싱크탱크로 육성할 계획이다. 보고서 발간 위주의 단순한 연구기관이 아니라 지식네트워크 허브로 만들어 경제교육과 인재 양성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한다는 취지다. 전경련은 회장단 등 주요 그룹 회장들로 구성된 글로벌 이슈 협의체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설립을 검토한다.
전경련은 회장단이 전면에 나서는 위원회 중심 분권형 책임경영을 진행하고, 윤리지침을 제정해 사무국 체질 개선도 추진한다. 이날 정기총회에서 구성원들이 새로운 변화를 다짐하는 내용을 담은 '뉴 웨이 선언'도 발표됐다.
전경련 구성원들은 “국가와 세상을 이롭게 하고 국민을 돕는 모임이라는 창업정신을 다시금 떠올리겠다”면서 “국민과 함께 호흡하며 선진 대한민국 건설, G8 경제강국 도약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