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산업협회, 산업부·에너지공단 규칙 개정에 반발 "투자 축소 우려"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전경 <자료 한국해상풍력>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전경 <자료 한국해상풍력>

한국풍력산업협회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규칙 개정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산업부와 에너지공단은 최근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중 내부망 적용거리 산정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규칙 개정안을 제시한 바 있는데 이에 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셈이다. 풍력산업협회는 이번 규칙 개정으로 국내 기업은 물론 우리나라 투자를 계획한 굴지의 외국 기업까지 투자를 축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풍력산업협회는 산업부와 에너지공단이 공고한 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시 '공급인증서 발급 및 거래시장 운영에 관한 규칙' 상 '내부망 적용거리 산정기준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규칙 개정안에 전면 반대한다고 24일 밝혔다.

내부망 적용 거리 산정기준은 국내에 설치되는 풍력터빈에 절반 이상 부품을 국내 생산제품으로 사용하면 경제성을 보완하도록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2021년 12월부터 적용했다. 풍력산업협회는 이 기준이 열악한 국내 풍력 시장에 실적이 없어 납품 기회조차 얻기 어려웠던 국내 풍력 부품사의 숨통을 열어 주기 최소한 조치로 국내외 풍력시스템사가 충분히 충족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산업부와 에너지공단이 지난 3일 공고한 규칙 개정안은 이러한 내부망 적용거리 산정기준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어 국내 풍력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풍력산업협회는 “가뜩이나 원자재와 물류비 상승으로 힘겨워하는 풍력개발사들, 그나마 납품 기회를 엿보던 국산 기자재 공급사들, 어렵게 합작을 고려한 국내외 풍력시스템사들까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개정안 내용이 알려지면서 두산에너빌리티와 독일 지멘스가메사, 현대일렉트릭과 미국의 GE 등 국내 생산시설 건설을 고려한 협력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덴마크 베스타스가 약속한 3억달러 국내 투자 결실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풍력산업협회는 이번 개정안에 대한 움직임은 무역 통상마찰 등을 우려한 조치로 풀이되지만 유럽과 대만 등 많은 국가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자국 풍력 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방지법(IRA) 등을 통해 기후변화 대응 관련 산업을 자국에 유치하는 등 세계적으로 보호무역 기조는 점차 강해지는 실정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풍력산업협회 관계자는 “이번 기준 개정은 부품 국산화를 유도하고 국산 기자재사 경쟁력 확보 지원을 위한 기준 시행 목적에 반하는 내용”이라면서 “초기 시장에 지나지 않은 풍력시장에 대한 경제 지원 축소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