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살벌한 사내 전쟁이 펼쳐진 JTBC ‘대행사’에서 설렘을 선사한 커플이 있다. 바로 ‘로맨스 새싹’ 손나은과 한준우가 그 주인공.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했지만 재벌3세와 비서라는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두 사람이 그 새싹에서 꽃을 피워낼 수 있을지는 최종회까지 남은 단 2회의 방송분에서 지켜봐야할 관전 포인트가 됐다.
JTBC 토일드라마 ‘대행사’ (연출 이창민/극본 송수한/제공 SLL/제작 하우픽쳐스, 드라마하우스 스튜디오) VC그룹 강회장(송영창)의 막내딸 강한나(손나은)는 인생의 대부분을 ‘거절, 패배, 절망’이란 단어와는 거리가 먼 삶을 누려왔다. 그러나 딱 하나, 사람 하나 자기 마음대로 좋아하지 못했다. 보디가드 겸 수행비서 박영우(한준우) 차장에게 마음을 주고 있었지만, 그와 정분이라도 난다면 그룹 내 승계 싸움에서의 미래는 끝, 박영우는 멍석말이 당해 쫓겨날 것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한나는 세상을 바꿔 일과 사랑 모두 다 쟁취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박차장 없으면 어차피 세상에 내 편 아무도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박영우는 다른 선택을 했다. 강한나와 결혼하면 “현금 3,000억과 계열사 건물 관리하는 회사 지분 100%를 주겠다”는 오빠 강한수(조복래)의 엄청난 제안을 거절하고 사표를 제출, VC그룹에서 영원히 퇴근했다. 강한나가 그룹 승계 싸움을 얼마나 진심인지, 그녀의 진짜 욕망은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에, “한나 상무님의 미래에 염산 뿌리는 짓”을 한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이라 판단했던 것. 자신보다 강한나를 우선순위에 둔 박영우의 순애보가 여심을 강타한 순간이었다.
이처럼 제대로 시작도 해보기 전에 밟힌 강한나와 박영우의 로맨스 새싹이 다시 움트길 바라는 시청자들의 응원이 쇄도하고 있다. 유리천장을 뚫고 그룹 내 최초 여성 임원이 된 고아인이 사내 전쟁에서 크리에이티브한 전략으로 승리하며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던 것처럼, 강한나와 박영우가 ‘신분 차이’라는 현실의 벽을 깨부수고 원하는 삶을 쟁취하는 짜릿한 통쾌함을 기대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
이 두 사람이 이렇게 많은 응원을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배우 손나은과 한준우의 역할이 컸다. 손나은은 솔직 당당한 매력에 사랑스러움을 더해 ‘강한나’를 미워할 수 없는 인물로 만들었다. 화를 참지 못하던 철부지에서 앞을 내다보는 사회인으로 성장해가는 변화를 각 단계에 맞춰 연기하면서, 뻔하지 않은 재벌3세, 독보적 매력의 재벌 캐릭터를 탄생시켰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한준우의 안정적인 연기력도 돋보였다. 조곤조곤한 말투와 강직한 눈빛을 장착하고 ‘박영우’에 완벽 빙의했다. 특히 그의 묵직한 감정 연기는 많은 표현을 쏟아내지 않아도 박영우의 진심이 시청자의 마음에 와닿기 충분했다.
무엇보다 이 커플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손나은과 한준의 티키타카 케미. ‘민트 초코 맛’ 아이스크림을 사다 달라는 강한나의 부탁에 ‘치약’과 ‘초콜릿’을 건네는 장면이나, 새 신발을 신고 온 박차장의 발을 밟으며 장난을 치자 “어머니가 사주신 것”이라며 투닥거리는 장면 등 두 사람이 티격태격 주고받는 귀여운 장난은 치열한 사내 전쟁으로 한껏 조여진 긴장감을 잠시나마 느슨하게 풀어주며 재미를 선사, ‘쉼표’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이처럼 보는 이들에게 재미와 행복, 설렘을 안겨줬던 강한나와 박영우가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세상을 바꾸겠다”던 강한나의 호언장담은 이루어질 수 있을지, 두 사람의 엔딩에 궁금증과 기대감이 모아진다. ‘대행사’의 마지막 2회는 오는 25일(토)과 26일(일) 밤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준수 기자 (juns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