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코리아가 국내 게이밍PC 시장에서 약진하며 에이수스, 레노버, MSI로 유지되던 3강 체제를 흔들었다. 수요 둔화 속에 경쟁이 심화하면서 국내 게이밍PC 시장 구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전자신문이 입수한 '2022년도 국내 게이밍PC 출하량'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출하된 게이밍PC(조립식PC 제외)는 약 46만대다. 국내 게이밍 PC 시장은 2019년 37만대에서 2020년 50만대, 2021년 52만대까지 늘어나다 지난해 수요가 한풀 꺾이며 성장세가 주춤했다.
업체별로는 에이수스코리아가 지난해 약 8만대1011대를 출고하며 점유율 17.6%를 기록, 전년에 이어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HP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HP코리아는 6만5662대로 점유율 14.2%를 기록, 지난 수년간 유지된 에이수스코리아, 한국레노버, MSI 3강 체제를 뚫고 2위로 올라섰다. 2021년 2위였던 한국레노버는 11.5% 점유율로 약 5만3137대를 출하, 3위로 밀려났다. 이어 MSI, LG전자가 각각 5.2%, 4.8% 점유율로 4, 5위를 기록했다.
HP코리아가 게이밍PC 시장 3위 안에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P코리아는 작년 1분기 17.7% 점유율로 처음으로 국내 게이밍PC 시장에서 분기 1위를 차지했다. HP코리아는 2분기에 주춤했지만 3·4분기 연달아 1위를 차지하며 에이수스코리아를 추격했다. 2020년까지 3%대에 머물렀던 점유율을 5배가량 늘리며 5~6위권에서 2년 만에 2위까지 올라왔다.
HP코리아의 게이밍시장 마케팅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HP는 2021년 전 세계에서 5개 국가를 선정해 대규모 게이밍 투자를 선도했다. 한국이 여기에 포함됐다. 이에 HP 프리미엄 게이밍브랜드 '오멘'을 앞세워 인기 게임 리그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를 공식 후원했다. LoL 대표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이 소속된 프로게임단 T1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HP코리아 한국 게이밍시장 마케팅 사례는 HP 본사 차원에서도 우수 사례로 꼽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한 마케팅 활동이 전개될 예정이다.
게이밍PC는 지난해 주춤했지만 앞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시장조사업체 IDC는 글로벌 게이밍PC 시장 규모가 연평균 5% 성장률을 유지해 2025년 5230만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노트북 시장 점유율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지난해부터 오디세이, 울트라기어 등 게이밍 라인업을 잇따라 공개하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했다.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