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원(HR) 플랫폼이 채용 서비스를 버티컬화하며 구인구직 매칭률을 높이고 있다. 1세대 채용 플랫폼이 양적 광고 노출로 승부했다면, 맞춤형 큐레이션을 통해 수익 활로를 모색 중이다.
버티컬 서비스는 특정 상품 카테고리나 관심사를 가진 고객층을 공략하는 특화 서비스를 일컫는다. 서비스를 세부 분야로 나눠 제공하거나 한 가지 특화 기능을 집중적으로 서비스한다. 기존 플랫폼의 성장세가 뚜렷한 가운데 블루오션 창출을 위한 전략이다.
리멤버는 '리멤버 블랙'을 출시, 고액 연봉을 받는 하이엔드 인재 전용 서비스를 만들었다. 하이엔드급 인재의 이직 시장 규모를 약 6000억원 규모로 추산, 사업성을 예측했기 때문이다. 출시 3일 만에 약 1000개의 억대 연봉 공고가 게재됐으며, 약 200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향후 인공지능(AI) 연구 개발을 통해 매칭 경험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잡플래닛은 '프라이빗 채용관'을 운영 중이다. 구직자의 공고 조회, 지원 이력, 기업 방문 이력 등을 기반으로 선호도를 분석해 추천순 항목으로 구직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이력서와 채용 공고를 분석해서 합격률을 예측하는 알고리즘 개발을 진행 중이다. 직원이 남긴 리뷰의 5대 항목인 △승진 기회 △가능성 △워라밸 △사내문화 △경영진 △복지 및 급여 정보를 종합해서 제공할 계획이다.
기업을 큐레이션하는 기능을 도입한 플랫폼도 있다. 원티드랩은 100억 투자 테마관 출시했다. 100억원 이상 투자 받은 기업의 채용을 돕는다.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기업은 채용에도 적극 나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구직자에는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소개한다는 취지다. 기능 도입 후 구직자 지원수는 비 전용관 공고 대비 3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당초 24일까지 전용관을 운영할 예정이었으나 기업과 구직자 양쪽의 성과에 힘입어 상시 운영으로 전환한다.
기존 1세대 채용 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모델(BM)은 노출 기반의 광고 형태였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채용 플랫폼은 1세대가 제공하지 못했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채용 시장의 블루오션을 개척 중이다. 특히 채용 광고 노출 빈도 수 등 양적 방식보다는 개개인에게 맞는 회사를 노출하는 질적 방식이 중요해지고 있다. 처우, 주소, 근무 환경, 내부 문화, 복지 등 개인의 우선순위에 맞춰 기업을 추천하는 방식이다. 통상 채용이 성사될 시 채용 수수료를 받는 플랫폼 특성상 매칭 성공률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으로도 버티컬 채용관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 침체 여파로 기업이 신규 투자와 채용을 줄이고 있는 추세다. 그럼에도 핵심 포지션을 중심으로 적합한 인재를 수혈할 수 있는 기업의 수요가 존재한다. 실제 잡플래닛이 자체적으로 헤드헌터와 채용 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헤드헌터 51%와 채용담당자 62.5%는 경력직 이직 시장의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
-
손지혜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