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인력 축소에 나서거나 신규 채용을 연기함에도 핵심 개발 인재에 대한 수요는 이어지고 있다. 지원율은 높이고 복잡한 채용 절차로 인한 지원자의 부담은 최소화하기 위해 채용 프로세스가 점점 간소화되고 있는 와중에, 지원자의 역량 평가를 도와주는 인공지능(AI) 채용 평가 서비스가 떠오르고 있다.
개발자 커리어 플랫폼 스타트업 그렙이 인사팀과 개발자로 이루어진 개발 직군 채용 담당자 18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1.7%가 개발자 채용 프로세스를 3단계 이하로 진행한다고 답했다. 채용 소요 시간의 경우 37.8%가 1명의 개발자를 채용하기까지 2주~4주의 시간이 걸린다고 했으며, 채용 소요 시간이 2주 미만이라는 응답률 또한 직전연도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직무기술서 기반의 서류평가를 진행하는 등 채용 전형이 간소화되면서 채용담당자들은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 설문 조사에 따르면 ‘개발자 채용 업무에서 주로 느끼는 어려움(복수 응답)’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1.1%가 ‘적합한 인재를 찾기 어려움(70.6%)’ 다음으로 ‘지원자에 대한 역량 검증’을 꼽았다.
기존에도 비개발자인 채용담당자가 개발자의 역량을 파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는데, 지원자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크게 줄어들면서 역량 검증이 더욱 어려워진 것이다. 현업 개발자의 경우 개발 전문가이지만 채용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면접 시 어떤 질문을 통해 지원자의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현업을 처리하기 바빠 평가 일정을 지키지 못하거나, 꼼꼼하게 검토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최근에는 서류전형과 대면 면접전형 사이에 AI 면접 전형을 추가함으로써 지원자에 대한 정보를 보강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AI 면접이 채용담당자와 진행하는 실제 면접처럼 지원자의 답변 내용을 분석해 평가하고 꼬리 질문을 하기 때문에 비개발자인 채용담당자나 현업 개발자도 면접 결과지를 통해 지원자를 쉽게 파악하고 면접에 대비할 수 있다.
자연어를 이해하는 실용 AI 기술 기업 무하유가 개발한 대화형 AI 면접 솔루션 ‘몬스터’는 면접 ‘내용’을 평가하는 면접 특화 영상/음성 분석 솔루션이다. 직무별 21만 개 이상의 면접 질문으로 딥러닝한 AI가 채용담당자가 할 법한 질문을 만든다. 면접에 맞춰 고도화한 정확도 94%의 음성인식(STT, Speech-to-Text) 기술로 지원자의 답변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답변 내용을 실시간으로 이해한다.
또한 블라인드 위반 요소를 검출해 마스킹 처리한 답변 스크립트와 면접 영상을 결과 정보로 제공한다. 결과지에는 면접에서 평가 기준으로 활용되는 유창성, 구체성, 전문성과 관련된 상세 평가 항목과 주목할 만한 응시자의 역량 또는 직무 경험/성과가 드러난 구절에 표시가 되어 면접 결과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몬스터로 1차 면접을 대체하거나, 서류전형 축소로 얻지 못했던 지원자 정보를 제공하는 ‘영상 자기소개서’로 활용하는 등 채용담당자의 평가 보조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 현재 다우기술, 중소기업중앙회, 하나은행, 농협, 경희대학교 등에서 이를 목적으로 몬스터를 도입해 채용에 활용하고 있다.
무하유 HR서비스 유닛 이은진 프로는 “몬스터 영상을 통해 지원자의 답변 내용과 톤 앤 매너를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대면 면접 전 지원자를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파악된 지원자의 구체적인 경험, 성향을 토대로 대면 면접 시 추가로 확인하면 좋을 질문을 수월하게 선정할 수 있다“며 “몬스터는 급변하는 채용시장 속에서 기업의 니즈에 따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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