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이 320조원 규모 냉난방공조(HVAC)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보일러·온수기를 넘어 HVAC 솔루션을 차세대 먹거리로 집중 육성, 2025년까지 매출을 두 배가량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경동나비엔은 올해 하반기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를 출시, 글로벌 HVAC 솔루션 시장에 진출한다고 27일 밝혔다.
HVAC는 냉난방과 환기, 공조 설비까지 하나로 합친 개념이다. 그동안 냉난방 기능은 주로 보일러, 에어컨 등 개별기기로 관리했지만 최근 이를 하나로 합친 HVAC 솔루션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이르면 7월께 난방 솔루션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를 북미 지역에 최초 출시한다. 이 제품은 물과 공기 열교환 방식으로 따뜻한 공기를 실내에 공급, 난방을 구현한다. 연내 최신형 인버터 압축기를 적용한 '히트펌프'까지 출시,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와 연계해 냉난방 솔루션을 패키지로 공급할 계획이다.
경동나비엔이 HVAC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은 미래 성장동력 발굴 필요성과 함께 시장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1조1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성장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90% 이상이 보일러·온수기 집중되면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신성장 동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북미·유럽 등 주류 난방방식인 퍼내스는 고온 연소 배기가스로 공기를 가열해 난방을 구현한다. 고온 건조한 바람으로 실내를 난방해 온도 편차가 크고, 난방 쾌적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한계로 꼽힌다.
경동나비엔은 물을 가열한 수증기를 기반으로 따뜻한 공기를 실내에 공급하면서 이런 한계를 극복했다. 여기에 회사 강점인 콘덴싱 기술을 접목해 에너지 효율이 높으면서 질소산화물을 줄이는 등 친환경 요소로 차별화를 꾀했다.
북미 퍼내스 시장 규모는 보일러 시장과 비교해 10배나 크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냉방기를 합친 글로벌 HVAC 시장은 320조원에 달한다.
경동나비엔은 북미 콘덴싱 온수기 1위 기업이라는 브랜드 파워와 기존 퍼내스 한계를 극복한 혁신 기술이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수요 증가를 대비, 생산설비도 확장에 나섰다.
회사는 현재 연간 200만대 생산규모 서탄공장을 2026년까지 연간 439만대 수준으로 확장한다. 기존 보일러·온수기는 물론 콘덴싱 하이드로 퍼내스 신제품도 이곳에서 생산한다. 이르면 2026년까지 북미 현지 생산시설 구축도 추진한다.
HVAC 시장 진출 계기로 현재 1조원 규모 매출을 2025년까지 2조원 이상 배로 늘린다. 장기적으로 차세대 냉방공조시스템인 '콘덴싱 에어컨 하이브리드'도 출시, 2032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노린다.
김용범 경동나비엔 영업마케팅 총괄임원 부사장은 “장기적으로 차세대 퍼내스, 에어컨 등 HVAC 솔루션 매출을 5조원까지 확대해 2032년에는 전사 매출 10조원을 목표할 것”이라면서 “보일러, 온수기를 넘어 설치 가전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생활환경가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서탄(경기)=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