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팬' 직격탄을 맞았던 일본 맥주·패션 등 품목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업계는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며 한국 시장 재공략에 분주한 모습이다. 소비재뿐 아니라 여행, 해외직접구매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일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 완화되고 원화 대비 엔화의 가치가 낮은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발발한 일본 불매 운동 여파로 소극적 영업을 이어오던 소비재 업체들이 반등에 나서고 있다. 불매운동 대표 품목으로 여겨진 맥주의 경우 올해 1월 수입액은 200만4000달러로 작년 동월 48만4000달러보다 약 4배 증가했다.
불매운동이 시작되고 이듬해인 2020년 일본 맥주 연간 수입액은 566만8000달러로 전년(3957만6000불)보다 85.7% 급감했다. 이후 2021년 687만5000달러를 기록하며 소폭 회복되기 시작하다 지난해 1448만4000달러로 두배 이상 늘었다. 작년 수입액은 일본 불매운동이 고조됐던 2020년과 비교해 무려 155% 증가한 수치다.
수입량 역시 2020년을 기점으로 바닥을 찍고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2020년 연간 일본 맥주 수입량은 6490톤으로 전년(4만7330톤)보다 86% 쪼그라들었다. 이후 2021년 7750톤으로 소폭 늘어나다 지난해 1만8940톤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1월 기준 수입량은 2553톤으로 전년 동월(585톤) 대비 336% 신장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일본 맥주 수입사들도 유통망을 넓히고 신제품을 출시하며 공세에 나섰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일본 불매운동 이후 4년 만에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신제품은 일본에서 먼저 인기를 끈 '아사히 수퍼드라이 나마조키 캔'으로 관측된다.
패션업계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체로 알려지는 에프알엘코리아(유니클로)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의 2022년 회계연도(2021년 9월~2022년 8월) 매출은 7042억원으로 직전 기간보다 20.9% 늘었다. 영업이익은 114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16.8% 증가했다. 유니클로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본격화하면서 2020년 매출이 5746억원으로 전년(1조4188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한때 180곳을 넘겼던 매장 수도 지난달 기준 125곳으로 줄었다.
유니클로는 최근 사회공헌 활동을 대대적으로 알리며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아이들과미래재단과 손잡고 느린 학습 아동 지원을 위한 '천천히 함께' 캠페인을 출범하고 1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사회적 공감대를 통해 소비자들과 정서적인 교감을 이루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온라인 해외직접구매를 통한 일본에서 구매액도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대(對)일본 해외직구액은 1253억원으로 전년 동기(1007억원)보다 24.5% 증가했다. 작년 한해 기준 구매액도 4272억원으로 2021년보다 29.8% 늘었다. 국가별 연간 구매액 증가율로는 가장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인 인식이 사그라지는 분위기라 본격적인 6~7월 소비재 성수기를 앞두고 채비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해부터 기록적인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산 제품이나 여행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도 배경으로 지목된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1월 맥주 수입액 작년比 4배↑
유니클로 이미지 쇄신 매출 반등
작년부터 기록적 엔저 현상 지속
여행·해외직접구매 수요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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