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시장은 소비자 직접판매(D2C) 방식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의 창업 경험을 토대로 쇼피파이보다 더 현지에 특화된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방경민 대표가 다섯 번째 창업한 회사인 플루고가 지난달 서비스를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창업한 플루고는 채 석 달이 안 돼 알토스벤처스, 본엔젤스파트너스, 액세스벤처스, 마하누사캐피탈, 프로디지인베스트먼트, 펄어비스캐피탈 등 국내외 투자자로부터 900만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공식 서비스 공개도 하기 전에 한화로 약 120억원에 이르는 투자가 이뤄졌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플루고에 주목한 것은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기대뿐만 아니라 방 대표 과거 창업 이력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방 대표는 2016년 인도네시아에서 전자상거래 솔루션 '토코톡'을 운영하는 코드브릭을 창업했다. 이 회사는 2021년 동남아시아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씨리미티드에 인수합병(M&A)됐다.
방 대표는 “토코톡을 운영하면서 쌓은 경험을 기반으로 인도네시아에서 D2C 분야에 더 큰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여겨 재창업에 나서게 됐다”면서 “한국에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중앙화된 마켓플레이스에서 D2C로 진화하는 것처럼 인도네시아 시장 역시 마찬가지로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플루고는 소비자와 판매자를 직접 연결하는 D2C솔루션을 서비스한다. 소규모 사업자가 특색 있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자생력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세계 D2C 시장을 장악한 쇼피파이와 달리 인도네시아 특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파트너사도 이미 다수 확보했다.
방 대표는 “토코톡 서비스를 경험한 셀러 대부분이 플루고와 협업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이미 새로운 시장 환경을 경험한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과거와 전자상거래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코톡은 출시 1년 만에 누적 판매자 수 10만명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토코톡을 이용했던 약 66만여개에 이르는 온라인 상점 파트너가 플루고 예비 고객인 셈이다.
방 대표는 과거 국내에서 온라인게임 개발사 J2M을 창업해 EA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 세 번째 창업은 미국에서, 네 번째 회사인 코드브릭은 인도네시아에서 창업했다. 태국에서 중고차 판매 서비스를 시도했던 경험도 있다.
다섯 번째 회사인 플루고는 서비스 운영은 인도네시아에서 하지만 본사는 싱가포르에 뒀다. 개발팀은 한국에 있다. 핵심 개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창업 초기부터 자연스레 다국적 기업이 됐다.
방 대표는 “어디서 창업하느냐는 결국 어디에서 기회를 찾느냐에 달렸다”면서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태국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까지 기회가 있다면 어디서나 새로운 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