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반값 전기차'는 없었다…신차 부재에 실망감 주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투자자의 날' 행사를 개최한 가운데 시장에서 기대하던 차세대 신차에 대한 발표가 빠지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급락했다. 애초 시장에선 테슬라가 이른바 '반값 전기차'를 비롯한 새로운 모델을 소개할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라스 모래비 테슬라 차량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1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열린 투자자의 날(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 차세대 신차의 조립 비용이 현재 모델3나 모델Y의 절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조립 공정상 복잡성과 시간을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설명했다. 효율성을 위해 향후 조립공장 공간을 40% 줄이고 채굴 과정에서 환경과 건강 관련 문제를 일으키는 희토류가 들어가지 않는 자석을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에 사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원활한 원자재 수급을 위해 텍사스주에 리튬 정제공장을 착공했으며, 12개월 이내 배터리에 쓸 수 있는 수준의 리튬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명 테슬라 투자자인 로스 거버는 트위터를 통해 “차량을 만드는 비용이 50% 덜 들 것”이라면서 “2만5000∼3만달러(약 3267만∼3920만원)에 전기차를 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테슬라는 그동안 출시가 미뤄진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을 연내 출시하고 내년 대량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테슬라의 모델 라인업에 대해 전기트럭 '세미'를 비롯해 비교적 고가인 기존 4종, 사이버트럭과 베일에 가려진 미래 모델 2종이 들어간 차트를 제시했다. 하지만 신차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없었다.

앞서 미국 은행 웰스파고는 테슬라가 3만달러(약 3940만원)짜리 저가 전기차를 선보여 전체 자동차 시장 수요의 95%까지 충족할 수 있는 라인업을 갖출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따른 시장 기대감도 커졌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반값 전기차 등 차세대 신차에 대한 소개가 없었다는 지적 속에 테슬라 주가는 이날 1.43%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6.8%가량 급락했다가 -5%대로 낙폭을 줄인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 경영진이 차세대 모델에 대해서는 추후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테슬라는 이날 새로운 재무 목표를 공개하지 않는 대신 현재 연간 생산능력인 200만대를 장기적으로 2000만대로 늘리기 위해서는 투자를 6배 늘릴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 멕시코 정부가 테슬라 멕시코 내 새 공장 부지가 미국 접경인 북부 지역으로 결정됐다고 밝혔지만, 테슬라는 이곳에서 차세대 신차를 생산하리라는 것 외에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