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V 시장 1·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번인 이슈가 재점화됐다. 과거 액정표시장치(LCD) TV를 주력으로 하던 삼성전자가 OLED TV가 주력인 LG전자 제품을 두고 번인 위험을 부각시키며 공세를 펼쳤다면, 이제 삼성전자가 퀀텀닷(QD)-OLED TV를 내놓으면서 LG전자로부터 '상대적으로 번인에 더 취약하다'라는 역공을 당하는 모양새다.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LG전자 독일 법인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TV 신제품 설명회를 열고 LG디스플레이의 3세대 OLED 패널 기술에 대한 설명과 함께 삼성전자의 QD-OLED TV 화면 번인 민감성에 대해 공격적으로 발언했다.
LG디스플레이 담당자는 지난해 11월 16일부터 다양한 TV를 대상으로 실시한 '장기 가속 이미지 유지 테스트' 결과를 기술 리뷰 사이트 알팅스(RTings)에서 캡처한 스크린샷으로 공개했다.
스크린샷에서 LG전자 2022 G2와 C2 OLED TV는 영구적인 이미지 변형이 없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기술을 적용한 삼성전자 S95B, 소니 A95K 등 2개 TV의 스크린샷은 번인 징후를 보였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알팅스 발표와 관련해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올레드(WOLED) 기술이 경쟁사의 QD-OLED 시스템보다 번인 민감성이 낮은 이유로 흰색 서브픽셀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LG WOLED 패널의 RGB 서브픽셀은 QD-RGB에 비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알팅스의 장기 가속 이미지 유지 테스트가 일반적인 시청 환경에서가 아니라 각 제품의 최대 밝기를 기준으로 하다보니 삼성전자의 QD-OLED TV가 LG 제품보다 100니트 더 밝은 가혹 조건에서 테스트를 받아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체 2년 테스트 기간 중 불과 3개월 남짓 지난 상황에서 어떤 제품이 우세하다고 결론지을 수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번인은 TV나 모니터에 똑같은 화면이나 이미지를 장시간 켜놨을 때 화면을 꺼도 이미지가 사라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유기물을 사용하는 OLED 패널을 TV에 사용하면 통상적인 유기물의 수명 때문에 번인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LCD TV를 주력으로 공급하면서 LG전자의 OLED TV가 번인 등 내구성이 단점임을 지적했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