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록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기물리연구센터장은 펄스파워 전문 연구자다. '펄스파워'는 저압 전력을 장시간 충전해 짧은 시간 고압으로 방출하는 에너지 기술이다.
장 센터장은 “플라즈마를 이용한 방산, 유해가스나 폐수를 처리하는 환경, 반도체 공정과 신소재 합성, 피부질환 치료, 농작물 재배와 저장, 살균 등 다양한 분야에 펄스파워가 활용되고 있지만 분야마다 전압, 전류, 반복률, 펄스 상승 및 하강시간 등 펄스파워 요구사항이 다양해 세부 응용에 한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펄스파워 특징과 장점을 연구하고 응용 한계를 극복하는 데 집중해왔다.
대표 연구성과는 지난 2019년 개발한 '모듈형 펄스전원'이다. 펄스파워를 보다 손쉽게 제어해 다양한 용도에 맞춤형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원장치다. 개별 전원을 여러개 연결해 사용분야에 맞춰 에너지 저장과 방출, 저장 및 사용시간 등을 제어할 수 있다.
현재는 KERI 중점연구사업 일환으로 '반도체소자 기반 대용량 스위치' 국산화 개발을 추진 중이다.
대용량 스위치는 가속기, 국방, 의료, 환경 등에서 펄스파워 사용 장비에 들어가는 핵심 제어부품이다. 기존 대용량 스위치는 가스 기반 스위치이고, 대부분 수입에 의존했다. 이를 반도체 소자 스위치로 바꾸면 쉽게 제어효율을 높일 수 있고, 교체 주기도 늘어 장비운용 안정성이 향상된다.
장 센터장은 “반도체소자 전압 및 전류 정격한계를 극복한 우수한 출력과 펄스 제어성능을 지닌 스위치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기존 대용량 가스 스위치를 국산 반도체 기반 스위치로 대체해 대용량 스위치 적용 펄스장비 전반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올해 개발을 완료하면 의료용가속기 적용을 시작으로 방산 분야 레이더, 레이저와 플라즈마 기반 환경, 식품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실증 테스트를 거쳐 첫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개발 완료한 요소기술 2개는 기업에 3억원 규모로 이전했다.
장 센터장은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KERI 캠퍼스 출신 1호 연구원이다. UST 입학과 졸업에 이어 KERI 연구원이 됐고, UST 교수로도 활동해 화제를 모았다. UST 재학 시절부터 응용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뛰어난 역량을 나타내며 최근까지 20건 이상의 기술이전 실적을 거두고 있다. 그가 지도한 배정수 박사(UST KERI 캠퍼스 에너지변환공학 전공) 또한 국내·국제 특허 실적, 국제 펄스학회 우수논문 선정 등 빼어난 성적으로 기대를 모으는 인재다.
장 센터장은 “산업용에서 미세먼지 감축, 농수산물 멸균 처리 등 사회와 일상생활까지 펄스파워 접목분야는 계속 늘고 있다”며 “세계 수준에 이른 KERI 펄스파워 기술을 적극 활용해 반도체 대용량 스위치 개발을 비롯한 응용 시장을 넓히고 펄스파워 신산업 활성화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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