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북3와 LG전자 그램 노트북이 화제다. 갤럭시북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그램은 휴대성·디자인에서 호평을 받으며 새 학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양사 올해 노트북의 중요 특징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에 주로 쓰이던 OLED가 노트북으로 쓰임이 확대되고 있다. 노트북 사용자에게도 OLED가 통할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시기다.
◇삼성 리지드 OLED 패널, LG 그램에도 탑재
삼성 갤럭시북과 LG 그램에 들어간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 제품이다. 기술적으로는 리지드 OLED라 부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 1위 회사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OLED 패널을 가장 많이 만들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폰, 애플 아이폰 모두 삼성디스플레이 OLED 패널이 들어간다.
노트북용 OLED는 스마트폰용 패널을 크게 키운 것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단, 스마트폰용은 유연한 '플렉시블(Flexible)' OLED인 반면에 노트북용은 단단한 '리지드(Rigid)' OLED다. 스마트폰은 무게가 가벼워야 하고 최근 폴더블폰과 같이 화면을 접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플렉시블 OLED를 주로 사용한다. 반면 노트북은 상대적으로 무게에 덜 신경 써도 되고, 평면이어서 리지드 OLED가 쓰인다.
LG 신형 노트북에 삼성 OLED가 적용된 건, 삼성디스플레이가 국내 유일하게 리지드 OLED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같은 그룹에 속해 있지만 LG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OLED만 제조 중이다.
◇소재는 'M10리지드'…누가 공급할까
패널에 적용된 소재도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중심으로 형성된 OLED가 노트북으로 확대되면 소재도 뒤따라 성장할 수 있다.
갤럭시북과 그램 패널에는 'M10리지드(R)'로 불리는 소재 세트가 적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M10R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노트북용 OLED 패널을 만들기 위해 구성한 재료 세트의 이름이다. OLED는 다양한 소재 조합으로 패널 성능과 수명이 결정된다.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게 기술이다. 삼성은 노트북용 OLED를 만들 때 장시간 사용해도 문제가 없도록 발광 효율과 수명 개선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M10R에는 삼성SDI가 그린호스트를, 에스에프씨는 블루호스트와 블루도판트를, 덕산네오룩스는 레드호스트와 레드프라임 등을 공급하고 있다. OLED는 전하 이동을 위한 보조 층과 실제 빛을 내는 발광층으로 구성되는데, 호스트와 도펀트는 발광층에서 빛을 내는 소재다. 프라임은 도펀트, 호스트 발광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HTL, ETL, A-ETL, EIL 등 보조층 소재도 있다. M10R에는 또 UDC가 그린도판트와 레드도판트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노트북 외 모니터도 OLED로 바뀌는 경향을 보인다. 디스플레이가 커지면 OLED에 사용되는 소재나 부품의 양이 늘어 후방 산업계에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된다.
시장조사 전문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0억달러(2조 2100억원) 규모였던 OLED 재료 시장은 연평균 21% 성장해 2026년 30억달러(3조 92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옴디아는 노트북·모니터 같은 IT용과 TV용 등으로 OLED 공급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