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철 전력수급 대책기간 동안 최대전력이 네 차례 경신됐지만 전력예비율은 11.8%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역대 최대 공급능력을 확보하면서 대응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올 겨울 한파와 폭설이 겹치면서 전력시장 외 태양광 공급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이례적인 현상도 겪었다. 이상기후에 대비한 재생에너지 변동성 확대 등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에서 올해 2월 28일까지 전력수급 대책기간 동안 최대전력은 94.5GW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의 90.7GW보다 3.8GW나 초과한 것으로 역대 최대 전력수요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19일과 21, 22, 23일에 잇따라 최대전력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기간 전력예비율은 11.8%(11.1GW)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전력수급경보 단계의 예비전력이 5.5GW부터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두 배 넘는 수준의 안정적인 용량을 확보했다.
이는 정부가 변동성이 큰 전력수요를 예상하고 대비한 영향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겨울 전력수요 피크를 94.0GW로 전망했다. 올 겨울철 공급능력은 105.6GW로 2021~2022년 103.6GW, 2020~2021년 99.2GW, 2019~2020년 94.7GW 등 최근 겨울철에 비해 월등했다. 때 이른 한파, 연료수급 상황, 불시고장 등 변수에 대응하는 차원이었다. 실제 지난해 12월 때 이른 한파가 닥쳤다. 지난 1월에는 원전 계획예방정비 대수가 예상보다 늘었지만 넉넉한 공급설비로 안정적인 전력공급 상황을 유지했다. 올 겨울 수급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도 예정됐던 석탄발전 가동정지도 135차례 계획대로 실시했다.
특히 올 겨울 전력수요는 이상기후와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 등이 겹치면서 복합 대응이 요구됐다. 지난해 12월 넷째 주에는 북극발 한파로 서울 기온은 영하 14도까지 하락한 가운데 태양광이 밀집한 전북과 전남 지방에는 폭설이 내리면서 태양광 발전량이 급격하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태양광은 통상 전력시장 외 자가용 태양광, 전력구매계약(PPA) 물량 등이 반영됐다. 이들 전력시장 외 태양광 발전량이 감소하면 순간적으로 전력수요가 상승해 액화천연가스(LNG) 등 유연성 전원이 투입돼야 한다.
실제 급격한 전력수요 변동으로 비싼 에너지원인 LNG를 사용량도 늘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 겨울 LNG 발전량은 역대 겨울철 중 두 번째로 많았다. 특히 지난해 12월은 2021년 1월에 이어 역대 가장 많은 전력거래량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LNG 가격은 약 4배 정도 높아졌는데 그만큼 비싼 에너지원을 소비한 셈이다.
전력거래소는 태양광 등 변동성이 높은 재생에너지가 확대되는 점을 고려하면 겨울철 강설량 예측 등 정교한 날씨예측 모델이 도입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복합위기 대응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 장기적으로 에너지효율향상의무화제도(EERS) 등 수요절감 대책도 요구된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전력거래소는 올해 동계기간 동안 산업부, 거래소, 발전 공기업 간 협력을 통해 발전공기업 소유의 전국 사업장 내 설치되어 있는 태양광 패널 위 적설상태와 출력정보를 모니터링해 적설시 수요예측에 시범적으로 반영했다”면서 “또 적설 발생시 태양광 출력변동 영향을 반영한 개선된 태양광 예측모형을 연내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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