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의 평균 정기예금 이자가 6개월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시중은행 이자보다 못한 곳도 속출하고 있다.
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는 연 3.77%(12개월 만기)다. 이는 6개월 전인 지난해 9월 말(연 3.86%)보다 0.09%P가 낮아진 수준이다.
79개 저축은행들의 평균 정기예금은 지난해 9월 말 3%대 수준에서 보름 만에 연 4.48%로 △10월 말 연 5.40% △11월 말에는 연 5.53%까지 치솟아 6%에 근접했었다. 하지만 12월 말 연 5.37% △2023년 1월 말 연 4.71% △2월 말 3.79% 등으로 낮아지면서 매달 1%P씩 하락했다.
시중은행보다 낮은 곳도 적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의 경우 12개월 만기로 연 3.75%, 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 II'는 연 3.54%로 각각 3.5% 이상을 지급하고 있다. 반면 자산 규모 10위권 저축은행인 애큐온저축은행과 모아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은 연 3.3%, 연 3.4%이며, 지방저축은행인 조은저축은행 정기예금(여수지점) 금리는 연 3.%로 차이가 있었다.
최근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를 줄이라는 대통령 언급 이후 시중은행들이 다시 예금금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경우 대출총량제 등으로 추가 대출이 여의찮고, 이미 지난해 말 고금리 수신을 많이 확보해 금리 인상 여력이 낮아졌다는게 업계 설명이다.
저축은행의 금리 경쟁력이 낮아지면서 수신 고객도 이탈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120조2384억원으로 전월(121조3572억원)보다 무려 1조원 이상이 줄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민 목돈마련도 어려워지고 있다. 과거 5000만원 이하 예금자보호를 받으면서 시중은행보다 적게는 1%P 이상 저축은행이 높은 금리를 제공했다. 다만 현재는 조흥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이 연 4.5%로 시중은행보다 0.75%P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상황이 빠른 시일 내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 영업이 여전히 여의찮은 상황에 고객 이탈을 우려해 무작정 금리를 올리면 은행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객 이탈이 눈에 보이는 상황이지만, 영업이 예전 같지 않아 무작정 금리경쟁에 나서기 조심스럽다”면서 “지난해 말 이미 높은 금리로 고객을 확보해 추가로 고금리 경쟁에 나설 경우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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