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발표 기준으로 역대 가장 낮은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목표치였던 '5.5% 안팎'보다 0.5%포인트(P) 떨어진 수치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4기 1차 회의 개막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인 5% 안팎은 중국 정부가 그해 성장률 목표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4년 이후, 코로나19 영향으로 발표하지 않은 2020년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목표치다. 또 지난해 목표치보다도 낮다. 중국은 지난해 5.5% 안팎을 목표로 제시했다가 3.0% 성장에 그친 바 있다.
당초 올해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에 따른 경제활동 정상화와 기저효과 등으로 중국 경제가 5~6% 수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미국과의 경제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국제 정세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올해 목표를 설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블룸버그가 조사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시장 전망치 중간 값은 5.3%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약한 소비자 신뢰, 둔화하는 수출, 여전히 압박받는 주택 시장을 고려할 때 중국 최고 지도부가 경제 회복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목표치를 3% 내외로 잡았다. 지난 10년간 중국이 CPI 상승률이 평균 2%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올해는 목표치를 다소 높게 잡은 것은 중국 정부가 위드 코로나 이후 소비 중심의 경기 활성화 정책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리 총리는 이날 업무보고에서 “소비 회복·확대를 우선시해야 한다”면서 “도시·농촌 거주자들의 수입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증가해야 하며 서비스 분야의 소비 회복을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산업·기술 발전을 가속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정부가 은행부터 에너지, 통신, 철강 등의 산업을 지배하는 국영기업들의 핵심 경쟁력을 고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외국 기업들이 국내 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외국 기업에 더 큰 사업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