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우여곡절 끝에 오늘 차기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한다. 4명으로 압축된 후보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하고 차기 CEO 후보자 1인을 선임한다. 안팎의 시선이 집중된 만큼 최종 심사는 엄격하고 공정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KT CEO 인선자문단이 전·현직 KT 인사 4명으로 차기 CEO 후보를 압축하자마자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일부 후보자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예상하지 못한 반응에 KT가 차기 CEO 선임을 연기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KT는 당초 계획대로 차기 CEO 선임을 추진한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의 이의제기에도 불구하고 차기 CEO 후보 4명에 대해 '우려보다는 낫다'는 게 대체적 기류다. 차기 CEO 후보 4명 이외에 전직 관료, 정치권 인사, 정권에서 자리 하나 줘야 할 법한 인사 등 소위 '낙하산' 인사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안도감이 작용했을 것이다.
다만 KT가 예정대로 차기 CEO를 선임하더라도 이후 절차가 순항할지 장담할 수 없다. 국민연금을 비롯 주요 주주가 KT 차기 CEO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3월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라는 홍역이 불가피하다.
KT 최대 주주(국민연금)지분율이 약 10%에 불과할 정도로 지배구조가 분산돼 있다. KT가 과거 공기업이었다는 이유로 정부와 여당이 CEO 선임에 개입하려는 건 옳지 않다. 시대착오적 관치를 자처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주인 없는 회사라고 간섭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정부와 여당의 일거수일투족은 KT에 외풍으로 전가된다. 외풍이 지속되면 아무리 좋은 경영체제, 지배구조도 소용없다. 외풍이 거셀수록 KT 경쟁력은 훼손될 수 밖에 없다. 이는 모두에게 득 될 게 하나도 없다. 정부와 여당이 더 이상 KT 차기 CEO 선임에 불필요한 논란을 초래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