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박현민)이 '그린수소' 생산에 최적화한 태양광 전극 보호막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표준연은 수소 생산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이산화티타늄(TiO₂) 보호막 산소결함(Oxygen Vacancy, 물질 구조 내 산소의 빈자리) 양을 제어하는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태양광을 흡수하는 전극으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것은 대표적인 그린수소 생산 방식이다. 다만 전극이 태양광과 물에 쉽게 부식되는 단점이 있다. 그렇다고 전극에 보호막을 씌우면 전기 전도율이 떨어져 수소 생산효율이 극히 낮아진다.
보호막 산소결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태양광 전극 보호막에는 TiO₂ 등 산화물 소재가 사용되는데 본래 전기가 잘 통하지 않지만 전하가 이동하는 통로인 산소결함을 형성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산소결함 양을 제어할 수 있으면 전극 부식을 막아 수명을 늘리면서 전기 전도율도 높일 수 있다.
연구진은 산소결함 양에 따라 전하가 이동하는 원리를 광전자분광법, 전기화학적 분석법으로 규명해 전극 수명 연장과 수소 생산에 최적화된 결함 양을 제시했다. 또 보호막 제조 공정에서 자연스럽게 산소결함이 만들어지는 것에 의존 기존과 산소결함 양을 의도대로 조절할 수 있는 생산 방식을 제안했다.
이번 성과를 이용하면 태양광 전극 효율·수명 모두 극대화할 수 있다. 실험 결과보호막이 없는 광전극은 1시간 내 수명이 20% 미만으로 감소한 반면, 수소 생산에 최적화된 보호막을 씌운 광전극은 100시간 후에도 85% 이상을 유지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태양광 전극을 사용하는 다른 청정 기술에도 응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안순 표준연 소재융합측정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를 적용하면 기존 방식 대비 태양광 전극 수명을 약 10배 향상할 수 있다”며 “그린수소 실용화를 앞당길 핵심기술”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로 태양광 전극수명을 최대화하기 위한 최적의 산소결함 양과 원리를 밝힐 예정이다.
기관 기본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 성과는 재료화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머티리얼즈 케미스트리 A'에 2월 28일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