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이 전년대비 10.8% 증가한 26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윤석열 정부는 조만간 사교육비 종합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이 약 26조원, 사교육 참여율은 78.3%, 주당 참여시간은 7.2시간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0.8%, 2.8%P, 0.5시간 증가한 수치다.
이는 교육부와 통계청이 전국 초중고 약 3000여 학급을 대상으로 실시한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다.
사교육비 지출은 2020년 코로나19로 잠시 꺾였다가 2021년 다시 급증하며 회복했다가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이전보다도 더 커졌다. 2021년 증가율은 21%, 지난해는 10.8%가 증가해 2년 연속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사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까지 포함한 전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41만원,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의 1인당 사교육비는 52만4000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각각 11.8%, 7.9% 늘었다.
초등학생의 1인당 사교육비는 37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13.4% 증가했으며, 중학생 43만8000원(11.8%↑), 고등학교 46만원(9.7%↑)을 기록했다. 교육부는 학력 결손 회복과 돌봄 수요 등으로 초등 사교육비가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해석했다.
인터넷·통신 등 디지털을 통한 사교육비도 증가했다. 그룹과외나 방문학습지 사교육 유형은 소폭 감소한 반면 유료 인터넷 및 통신강좌 등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1만5000원으로, 전년대비 17.7% 늘었다. 학원수강 증가율(13.3%), 개인과외 증가율(2.5%)보다 높았다.
소득에 따른 사교육 격차는 더욱 커졌다. 사교육 참여율은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가 88.1%로 가장 높고, 300만원 미만 가구가 57.2%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의 사교육비는 64만8000원으로 가장 높고, 300만원 미만 가구의 사교육비는 17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학습결손이 심화되면서 사교육비 지출도 급증했다. 2021년 증가율은 2007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21%에 달했다. 규모도 역대 최대였다. 코로나19로 학교수업은 정상화되지 못한 가운데 사교육비 의존도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2022년에는 학교수업도 대부분 대면수업 위주로 전환됐지만 사교육비 증가는 막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 중 하나로 사교육비 경감과 학습격차 완화를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공지능(AI) 학습시스템, 메타버스 활용 맞춤형 학습으로 사교육 경감을 추진하고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결손 해소를 집중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급증하는 사교육비 지출을 막기 위해 조만간 사교육비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사교육비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9년 만이다.
심민철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은 “개별 정책으로 추진하다보니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목표에 대해서 학교 교육이나 방과후 학교 등이 정합성 있게 추진되지 못한 점이 있는 것 같다”면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총은 “기존 돌봄, 방과후, 고교학점제 등 사교육비 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사교육 경감에는 무엇보다 교실개선, 수업 개선 토대를 마련하는 근본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