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에 걸린 중소·중견 사업권은 2개다. 전 품목을 판매할 수 있는 대신 제1여객터미널(T1), 제2여객터미널(T2)에 각각 매장이 할당돼 운영 부담이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인천공항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 경복궁 면세점, 시티플러스 면세점과 신규 업체 디에스솔루션즈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중소·중견 면세 사업권 DF8~DF9는 매장 규모만 놓고 보면 대기업이 운영하는 일반사업권과 비슷하다. T1, T2에 운영 인력, 물류 창고 등을 각각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 투자 비용이 크다는 점이 단점으로 부각됐다. 지난 1월 열린 입찰 설명회 당시 7개 업체가 관심을 보였지만 실제 입찰에 나선 기업은 3곳에 불과한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 구역이 크고 많이 나눠져 있기 때문에 중소 면세점 입장에서는 인력 고용이나 인테리어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다만 전 품목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은 도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스위스 글로벌 기업 듀프리는 예상 외로 입찰에 불참했다. 듀프리의 경우 국내 중소기업과 합작 법인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를 설립하고 김해공항 면세 사업권을 따낸 경력이 있다. 오는 2024년까지 사업 기간이 남은 김해공항 면세점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자금력이 풍부한 듀프리가 입찰 결과를 지켜본 후 후속 입찰에서 기회를 엿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랜드면세점 또한 수익성을 이유로 입찰을 포기했다. 현재 운영 중인 T1 매장 임대료가 발목을 잡았다. 올해부터 임대료 감면조치가 해제돼 월 매출 이상의 임대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입찰에 참여한 경복궁 면세점과 시티플러스 면세점 강점은 매장 운영 경험이다. 현재 경복궁 면세점은 T1, 시티플러스 면세점은 T2에 각각 매장을 운영 중이다. 고용 인력, 물류 창고 등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업 경험, 관리 역량 등 사업 제안서 평가에서도 유리하다. 다만 코로나 기간 누적된 적자가 부담이다. 경복궁 면세점의 경우 오는 2025년 8월까지 T1 매장 고정임대료를 납부해야 한다.
첫 면세점 입찰에 나선 디에스솔루션즈는 신선함을 앞세우고 있다. 디에스솔루션즈는 매출채권 정산 플랫폼 '비타페이' 운영사다. e커머스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선정산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상공인 판로 지원 사업, 물류 대행 등도 영위하고 있다. 비타페이를 통해 확보한 중소·중견기업 네트워크를 면세점 사업과 접목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면세점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디에스솔루션즈 관계자는 “이전부터 면세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었고 이번 사업권 기간이 10년인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입찰에 참여하게 됐다”며 “과거 저비용항공사(LCC) 등장과 같이 면세사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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