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너지정보청(EIA)가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를 한 달 만에 상향 조정했다. 이번 발표에 촉각을 세운 국내 정유사들은 안정적 국제 유가를 기반으로 견조한 실적을 예상했다.
EIA는 3월 에너지 전망 보고서(STEO)에서 올해 세계 석유 수요가 일일 배럴당 1억90만배럴로 전년 대비 15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불과 한 달 만에 전월 예상치 대비 일일 43만배럴을 올려 잡은 것이다.
애초 국내 정유사들은 EIA의 석유 수요 전망을 상향 가능성을 주목해왔다. 석유 수요가 공급을 앞선다면 국제 유가가 오르고, 재고평가이익 증가 등 실적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다만 EIA는 올해 세계 석유 공급을 일일 1억150만배럴로 내다봤다. 공급 역시 전년 대비 일일 150만배럴 늘어난 것이다. 배경으로는 러시아산 석유 수출을 꼽았다. 서방 제재에도 불구, 러시아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의 석유 수출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세계 석유 공급과 수요는 엇비슷한 규모로, 국제 유가는 안정적 흐름이 예상됐다. EIA는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배럴당 82달러로 예상했다. 전월 전망치와 비교해 배럴당 0.68달러 낮춰 잡았다. 2022년도 브렌트유 평균 가격 배럴당 99.04달러 보다 16.09달러 낮다.
국내 정유사들은 안정적 국제 유가에 힘입어 평년 수준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통상 국제 유가가 오르면 재고평가이익은 늘지만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상승으로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 반면에 국제 유가가 안정적인 상황에서 석유제품 수요가 몰릴 경우 정제마진은 확대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세계 석유 수요가 늘 것으로는 예상했지만, 공급이 얼마나 될 지가 관건이었다”면서 “EIA 발표를 보면 세계 석유 공급은 생각보다 제한적인 상황이어서 업황 개선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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