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삼성전자의 시장 복귀로 경쟁이 촉발된 77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신제품 가격을 전년 동급모델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했다. 신제품 출시 할인 혜택도 소폭으로 정했다.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펼쳤지만 LG전자는 이에 응수하지 않고 '마이웨이'를 고수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2023년 77형 올레드 TV 최상위 G 라인업 출고가격을 지난해 동급모델과 동일하게 900만원으로 책정하고, 3월 이벤트 기간 구매 시 30만원 캐시백 혜택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한 단계 낮은 C 라인업은 77형 기준으로 750만원에 20만원 캐시백 혜택을 준다. 소비자는 캐시백을 포함하면 730만~870만원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앞서 할인 폭을 키운 삼성전자와 대조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같은 77형 크기의 OLED TV 사전판매를 진행하면서 출고가를 799만원으로 책정했다. 사전판매 기간에는 90만원을 할인, 709만원에 제품을 판매했다. 신제품 출시 이벤트로 '더 프리스타일' 증정 등 추가 혜택을 포함한 패키지 할인금액은 200만원이 넘는다. 삼성전자는 사전판매가 끝난 지난 9일부터는 77형 OLED TV를 출고가보다 70만원 할인한 729만원에 판매 중이다.
양사 TV의 품질을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스펙만을 보면 단일 모델로 나온 삼성 OLED TV는 LG전자 올레드 TV 최상위 모델인 G 라인업과 비슷한 수준이다.
해외에서는 삼성전자가 먼저 미국에서 77형 OLED TV 출고가를 4499달러 책정해 공개했고, LG전자 역시 77형 올레드 G 라인업 가격을 동일하게 4499달러로 책정했다. 두 회사 제품이 미국에서는 같은데 국내에서는 LG전자 제품이 약 160만원 비싼 셈이다.
양사가 상이한 전략을 취한 가운데 선택은 고객의 몫이다. 국내 소비자가 10년 만에 OLED TV 시장에 복귀한 삼성전자 제품을 선택할지, 올레드 10년 노하우를 앞세운 LG전자의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