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 업계에 단독 브랜드·상품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투자 한파로 수익성 제고가 시급한 만큼 프로모션 출혈 경쟁 대신 상품 차별화로 점유율을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플랫폼 과열 경쟁이 중소 브랜드·쇼핑몰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일부 소호 쇼핑몰 상품을 대상으로 '단독 뱃지' 서비스 베타 테스트에 돌입했다. 자사몰과 지그재그에서만 판매 중인 상품에 '단독' 뱃지를 부착하고 지그재그 내 검색 결과에 노출하는 방식이다.
지그재그는 이용자 편의성 향상을 위한 상품 뱃지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빠른 배송 서비스인 '직진 배송' 가능 상품이나 행사 상품 등에 고유 뱃지를 부착한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단독 뱃지도 기존 상품 정책의 일환”이라며 “이용자 반응 등 여러 요소를 테스트해보고 결과에 따라 시스템 적용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신사의 경우 상품은 물론 브랜드까지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까지 무신사스토어에 단독 입점한 브랜드는 120여개로 파악된다. 브랜드별 단독 판매 상품을 볼 수 있는 '무신사 온리' 코너도 마련했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29CM'도 브랜드 입점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패션 브랜드는 물론 가구, 조명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 걸쳐 단독 상품을 판매 중이다.
네이버쇼핑 버티컬 패션 플랫폼 '패션타운'도 단독 판매 상품에 '네이버 익스클루시브' 표시를 붙인다. 브랜드 공식몰 카테고리에는 단독 상품 탭을 별도로 운영한다. 브랜드 사가 네이버 채널에서만 일정 기간 판매하겠다고 설정한 상품을 볼 수 있다.
단독 브랜드·상품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패션 플랫폼 시장 상황과 맞물려 있다. 그간 업체들은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대형 프로모션, 카테고리 확장 등에 치중해왔다. 지그재그·에이블리 등은 물류 부문을 강화해 배송 서비스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전략을 택했다.
하지만 국내 패션 플랫폼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한계에 부딪혔다. 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과도한 프로모션이나 서비스 차별화를 위한 대형 투자도 어렵다. 점유율을 키우는 동시에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상품 차별화 전략이 유일한 대안이다.
일각에서는 과열 경쟁으로 인해 중소 브랜드·쇼핑몰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여러 플랫폼에 입점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매출액 비중이 높은 대형 패션 플랫폼에서 단독 입점이나 상품 발매를 제안할 경우 거절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처럼 타 플랫폼 퇴점을 직접 요구하는 사례는 줄었지만 단독 경쟁에 대한 압박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대규모 매입이나 수수료 인하 등을 약속하며 영업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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