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전자소자 '세계 1위' 육성"

전자소자팀→전자소자사업팀
독립 조직으로 기능·역할 확대
IT 고성능화·車 전장화 대응
파워인덕터·탄탈 사업 무게

삼성전기 파워인덕터. 눈금에 비교될 정도의 작은 부품이나 전자기기에 수십, 수백개가 쓰인다.
삼성전기 파워인덕터. 눈금에 비교될 정도의 작은 부품이나 전자기기에 수십, 수백개가 쓰인다.

삼성전기가 전자소자를 '제2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로 육성한다. 전자소자는 회로 구성의 필수 부품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전자기기의 고집적화·고성능화 추세에 따라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가운데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주도의 전자소자 육성전략이 가동됐다.

삼성전기는 기존 컴포넌트사업 부문에 속해 있던 '전자소자팀'을 '전자소자사업팀'으로 격상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개발 기능을 담당하던 기존 조직에 제조를 추가, 하나의 독립된 사업부처럼 기능과 역할을 확대했다. 전자소자팀의 격상은 장 사장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장 사장은 올해 첫 사내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전자소자사업팀과 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삼성전기가 전자소자를 주목한 건 성장성 때문이다. 정보기술(IT) 기기는 점점 슬림해지고 있다. 그러면서 5세대(5G) 통신, 센서, 멀티 카메라 등으로 성능은 대폭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이는 더 효율적이면서 개선된 전력 관리를 필요로 한다. 스마트폰을 예로 들면 배터리는 한정돼 있는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같은 반도체는 7나노(㎚)나 5나노로 성능이 향상, 더 높은 소비전력을 필요로 한다.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않으면 스마트폰 전체 동작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삼성전기는 전자소자로 △파워인덕터 △탄탈 △칩저항 등을 보유하고 있다. 파워인덕터는 반도체에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고 전류의 급격한 변화를 억제하는 부품이다. 탄탈은 전기적 특성을 이용해 주변의 신호 잡음(노이즈) 제거에 사용된다. 칩저항은 전자회로 내부 전압을 낮추거나 전류를 일정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 부품은 기기당 탑재 수가 많다. 파워인덕터는 스마트폰 한 대에 50여개, 웨어러블 기기는 20여개다. 자동차에는 100여개가 쓰인다. IT 기기 발전으로 탑재 수가 늘고 있는 데다 자동차는 전기차·자율주행차로 진화하면서 오는 2030년에는 파워인덕터 탑재가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에서 모빌리티로의 사업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전기는 기존 IT 시장 내 전자소자의 수요 증가와 자동차 분야에서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사업을 본격 확대하기 위해 조직을 격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장 사장은 전자소자사업팀과의 간담회에서 “삼성전기의 미래 성장에 주도적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소자 강자는 대만이다. 대만 신텍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일본 태양유전, 삼성전기가 잇고 있다.

이들 상위 3개 기업이 제품군을 늘리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기가 사업 육성에 시동을 걸며 세계 1위에 등극할지 주목된다. 삼성전기는 특히 파워인덕터와 탄탈 사업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