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재출시에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중심으로 프리미엄 TV 사업을 해 오던 삼성전자가 지난 2013년 이후 10년 만에 OLED TV를 재출시했기 때문이다.
과거 삼성전자는 수율 문제로 OLED TV 생산을 접고 QLED TV 사업 확장에 주력했다. 그 사이 경쟁사인 LG전자는 OLED TV 시장에 집중했다. 그리고 올해 지난 10년 동안 OLED에 집중한 LG전자와 10년 만에 복귀한 삼성전자가 정면 대결한다.
그동안 양사의 행보를 비춰 보면 OLED TV 시장 왕좌를 둘러싼 경쟁은 기술 측면에서든 가격 측면에서든 소비자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전까지 양사는 서로 다른 장점을 내세우며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LG전자가 '리얼 블랙'과 압도적 화질을 무기로 OLED TV를 어필했다면 삼성전자는 QLED TV의 밝기와 색상, 내구성 등 장점으로 응수했다. 서로 상대방의 약점인 '번인'과 '리얼 블랙을 표현하기 어렵다'는 단점 등을 꼬집으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양사는 특정 영역에서 최고가 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다른 영역에서 약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기술개발에 몰두했다. LG전자는 OLED를 더 밝게 만들기 위한 끊임없는 연구를 해 왔으며,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로 QLED의 블랙에 대한 깊이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과거보다 밝기가 훨씬 개선되고 번인 위험이 줄어든 OLED TV, 깊이 있는 블랙을 표현하는 QLED TV에 이르렀다. 서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며 기술 발전을 이뤘다.
이번엔 양사가 동일한 OLED TV로 기술력을 겨루는 상황이 됐다. 따라서 세계 1·2위 TV 전문기업이 모두 OLED TV의 단점인 밝기와 내구성 개선에 집중하고, 소비자는 그만큼 기술적으로 진보된 제품을 만날 기회가 열린 것이다. 양사가 선보인 2023년형 OLED TV 신제품은 이미 이전 제품보다 밝기와 색상 구현 능력 등이 진화됐다.
양사가 경쟁하면서 가격 측면에서도 소비자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소비자는 200만원대면 구매할 수 있는 70인치대 LCD TV를 두고 500만원 이상 들여 OLED TV를 선택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이제는 다르다. OLED TV 시장을 독점하던 LG전자 외에 대안이 없었을 때와는 달리 삼성전자가 가세했다. 두 회사 간에 판촉, 할인, 마케팅 등으로 판매 경쟁이 이뤄지면 좀 더 저렴하게 OLED TV를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토머스 에디슨과 니콜라 테슬라가 '전류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서로 비방하고 술수를 부리는 등 갈등이 불거졌지만 결국 그 과정을 통해 안전하고 실용적인 전력시스템이 대중화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OLED TV 경쟁은 대낮에 켜도 영상을 원활하게 시청할 수 있을 정도로 밝으면서 LCD TV를 넘어서는 내구성을 갖춘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OLED TV 보급 확산 과정에서 가격이 더 저렴해질 것임도 분명하다. OLED TV 경쟁을 환영하는 이유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