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면밀히 점검해야

실리콘밸리은행(SVB)이 결국 파산했다.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에 돌입한 지 이틀 만이다. SVB 영국지점도 이미 거래를 중단하고 신규 고객을 받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은행 증권사 업무가 개시되는 13일 오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사설]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면밀히 점검해야

실리콘밸리는 창업의 성지다. 다국적 IT 기업은 물론 수많은 스타트업 벤처가 모여 있다. 스탠퍼드대 등 유명 개발자와 창업자를 배출한 대학교도 몰려 있다. 인도, 한국, 일본, 중국, 이스라엘 등 글로벌 엔지니어들이 이곳에서 경험 쌓기를 희망한다. 스타트업을 유니콘431으로 키우려는 벤처캐피털 등 투자회사도 마중물 역할을 해 왔다.

세계 경제는 2008∼2009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를 경험했다. 리먼 브라더스 파산 영향이 컸다. 당시 전세계 경제가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 지구 반대편 나라에서 발생한 부동산 대출 문제로 인해 우리나라도 금융위기를 경험했다. 국경이 없는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는 IMF 경험을 살려 당시 위기를 잘 극복했다.

이번에는 스타트업 돈줄 역할을 하던 SVB 사태가 터졌다. 이 은행은 초고속으로 몸집을 불려왔다. 문제는 회사 포트폴리오에서 벤처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총자산 2090억달러(약 276조원) 규모의 미국 내 16위 은행이다. 1982년 설립된 SVB는 기술 스타트업 분야 주요 은행이다. 미국 테크·헬스케어 벤처기업 중 44%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회사들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는 상황을 점검하고 면밀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선 국내 기업의 SVB 예치금, 손실 추정액에 대한 신속한 파악부터 착수해야 한다. 또 제한적일 수 있으나, 국내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리인상, 이자율에 대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