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3세 조현민, 이사회 입성…신성장동력 발굴 '가속'

조현민 한진 사장
조현민 한진 사장

한진그룹 3세 조현민 한진 미래성장전략·마케팅총괄 사장이 이사회에 합류한다. 지난 2020년 한진 합류 3년 만에 경영 전면에 본격 나선다. 사내이사 선임 이후 노삼석 한진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오는 23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조 사장이 상장사 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2016년에 비상장사인 진에어 사내이사를 맡은 경험이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수익원 확대, 신사업 발굴 등에서도 가시 성과를 거둔 만큼 사내이사 선임안 가결은 확실해 보인다.

조 사장의 이사회 진출은 이전부터 예상됐다. 지난해 사장 승진 이후 최근 1년 사이 대외 행보가 부쩍 늘었다. 올해 초 네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한 점도 이사회 합류 가능성을 높인 대목이다. 조 사장 한진 지분율은 0.03%에서 0.06%로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조 사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첫 단추를 끼운 것으로 보고 있다. 오빠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주사와 항공 계열을 맡고 조 사장이 물류 등 비항공 계열을 승계하는 구도다. 이 같은 맥락으로 사내이사 선임 후 노삼석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조 사장은 이사회 진입과 함께 신성장 동력 발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보다 앞서 조 사장은 지난해 6월 '비전 2025'를 발표하며 창립 80주년을 맞는 2025년까지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물류(로지스틱스)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로지테인먼트' 개념을 제시하며 물류 혁신을 이루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특히 신사업 추진에 힘을 쏟는다. 한진은 이번 주총에서 신규 사업 목적으로 부동산 개발·공급업과 위치기반 정보·제공 사업 등 데이터 관련 사업을 추가할 계획이다. 한진은 소유하고 있는 부지를 활용해 고객사 요구에 맞는 맞춤형 물류센터를 세우고 통합 운영하는 신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데이터 관련 사업은 지난해 3월 콘텐츠솔루션 기업 유오케이와 공동 출자해서 설립한 '휴데이터스'와 관련이 있다. 한진은 보유한 택배·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거리뷰 등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도로안전지도, 로드뷰 제작 등 서비스 제공이 목표다.

글로벌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 한진은 현재 미국, 중국, 유럽 등 세계 12개국에 법인을 두고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 인도네시아 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했고, 싱가포르·태국에서도 거점을 확보했다. 오는 2025년까지 19개국으로 진출 국가를 늘릴 계획이다. 글로벌 개인간거래(C2C) 플랫폼 '훗타운'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시범운영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이 큰 크로스보더(초국경택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