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빛의 속도로 계산을 수행할 수 있는 메타물질 기반 광학 컴퓨터 기술을 개발했다. AI가 지금보다 더 빠르게 답을 제시할 수 있는 기술로 여겨진다.
포스텍(POSTECH)은 노준석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 트레본 베드로 인공지능대학원 박사, 기계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이석호씨 연구팀이 메타물질을 이용해 미분·적분과 같은 기본 연산의 광학적·물리적 구현을 소개하고 메타물질을 이용한 인공 신경망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광학 분야 권위지 '어드밴스드 포토닉스(Advanced Photonics)'에 게재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정보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존 전자 컴퓨터를 뛰어넘는 새로운 컴퓨팅 시스템의 필요성이 커졌다. 광 컴퓨팅은 계산을 빛의 속도로 수행하고 대규모 병렬화가 가능하면서 연산에 낮은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구팀은 메타물질을 이용해 미분·적분 같은 기본 연산을 빛의 속도로 처리하고 인공신경망 컴퓨팅을 구현했다. 메타물질은 이차원적인 구조 때문에 이미지를 이용한 연산에 강점을 보인다.
예를 들어 '윤곽선(edge)'이라는 이미지 정보를 처리할 때 기존 시스템에서는 카메라로 이미지를 촬영하고 컴퓨터로 후처리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메타물질을 이용하면 메타표면을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윤곽선 정보를 바로 얻게 된다. 또 이미지를 처리하는 인공신경망을 구현하면서 AI의 복잡한 연산을 빛의 속도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메타물질을 이용한 광학 컴퓨팅의 장점, 극복해야 하는 문제, 미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이 연구가 메타물질을 이용한 광학 컴퓨팅 플랫폼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포스코 산학연 융합연구소 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