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캘리그래피를 배웠을 때만 해도 내 인생에서 실제 쓸 일은 없을 것 같았어요. 그러다 첫 매킨토시를 디자인하던 중 불현듯 10년 전 강의가 떠올랐어요.”
이 말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예요. 그가 매킨토시에 캘리그래피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체를 개발한 것은 유명하죠.
안녕하세요. 저는 성연식 동국대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전공 교수라고 해요. 요즘 시대는 스티브 잡스처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융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하는데요. 이런 분야에 관심 있는 학생이 있다면 제 이야기를 집중해 들어 보세요.
동국대 AI융합학부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전공은 2년 전 처음 개설됐어요. 신입생은 AI융합학부로 입학해 다양한 과목을 공부하게 되고, 졸업을 앞두고 자신의 최종 전공을 선택해요. 학부제를 시행하는 대다수 대학이 1∼2학년에 전공을 선택하는 것과 달리 우리 과는 학생이 여러 분야를 충분히 배운 뒤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는 거죠.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는 게임, 캐릭터, 음악, 연극, 영화 등 문화상품에 3D·4D 인터랙티브 효과, 오감기술 컴퓨터 시뮬레이션, 확장 현실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최첨단산업 분야예요. 팬데믹 이후 게임 산업은 오락을 제공하는 콘텐츠에서 다양한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어요.
우리 과는 AI콘텐츠, AI, 메타버스 콘텐츠 디자인, 영상 데이터 처리 등 다양한 분야를 배워요. 여기에 인문, 사회, 예술 분야 학과의 전공교과 수업을 들으면 전공과목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하는 제도가 있어요. 우리 과 학생들은 공학 기술뿐 아니라 인문, 사회, 예술 분야의 소양을 반드시 갖춰야 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예비 제자에게 인문, 사회, 예술 분야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하고 싶어요. 단순히 관련 책을 읽고 정보를 찾는 수준에서 그치지 말고, 실제로 다양한 활동을 경험해 보세요. 우리 과에는 작곡을 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활동 등을 꾸준히 한 학생들이 많아요. 이런 소양을 갖춘 학생들이 공학 기술을 배운다면 새로운 유형의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요?
앞으로 만나게 될 제자들은 공부할 분야를 자발적으로 찾아 나설 수 있는 내공을 갖길 바라요. 대학의 커리큘럼에 의지한 공부보다 관심 분야를 스스로 찾아 나서는 능동적 자세가 있어야 해요. 우리 교수진도 넓은 시야를 가진 제자를 맞이하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새로운 커리큘럼을 준비하고 있으려고 해요. 꽃 피는 봄날 캠퍼스에서 만나요.
성연식 동국대 엔터테인먼트테크놀로지전공 교수 sung.si.dgu@gmail.com
마송은 에듀플러스 기자 runn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