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연 단독 음극재보다 실리콘-흑연 복합 음극재가 더 빠른 충전이 가능했던 원인이 밝혀졌다.
UNIST(총장 이용훈)는 이현욱·정경민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팀이 전지 내 변화를 실제처럼 관찰할 수 있는 '실시간 광학 현미경 시스템'을 이용, 흑연 전극에서 나타나는 불균일성이 실리콘-흑연 복합 전극에서는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교수팀은 광학 현미경 관찰과 수학적 모델링 기법으로 전지 충방전 과정에서 흑연 음극의 반응 불균일성을 밝혀내고, 실리콘-흑연 복합재가 이러한 불균일성을 완화하는 원리를 확인했다.
이 교수팀이 이용한 광학 현미경은 실제 전지처럼 음극, 양극, 분리막, 전해액으로 구성됐다. 투명 창으로 전지 셀 구동에 따른 변화를 실시간 관찰하고, 전극 내 국부적 변화까지 확인할 수 있는 관찰 시스템이다.
흑연 음극은 충전에 따라 색상이 변해 광학 시스템으로 관찰하기에 용이하다. 위치에 따른 색의 분포를 비교하면 반응 불균일성 분석에 도움이 된다.
이 교수팀은 광학 현미경 시스템 측면 관찰 기능과 이미지 분석 기능을 이용해 충방전 때 전극 위치나 깊이에 따른 각 물질의 거동과 분포도 관찰하고 분석했다.
관찰 이미지 분석 결과 충전 시 흑연 전극은 상단 표면 위주로 반응이 일어나 윗면과 아랫면 리튬 농도차가 확연히 달랐다.
반면 실리콘-흑연 전극은 내부 전반에 균일하게 반응이 나타났다. 실리콘이 인접한 흑연의 반응을 촉진한다는 것도 확인했다. 흑연-실리콘 음극이 흑연 음극보다 빠르게 충전이 가능한 이유다.
연구팀은 이러한 반응 차이가 흑연 대비 실리콘의 우월한 리튬이온 전달 특성 때문으로 파악했다. 실리콘이 전극 내부까지 리튬을 잘 전달하기에 실리콘-흑연 전극 내에 균일한 반응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전지 전극 깊이에 따른 반응 불균일성은 급속충전을 어렵게 하는 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전해액 내 리튬 이온의 이동이 제한돼 흑연 전극 상단부에만 리튬이 집중되면 음극재 표면에 리튬 수지상 형성을 일으키고, 이는 대용량 전지 제조나 고속 충방전 때 심화돼 전지 수명과 안정성을 저하시킨다.
이현욱 교수는 “흑연과 실리콘은 각기 다른 거동 특성을 상호보완했다. 이러한 현상을 이해하면 복합소재 전극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복잡하다고 여겨진 복합재 상호작용을 분석한 연구로 복합전극 구축에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성과는 '에너지 스토리지 머티리얼스' 2월 1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