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 속 나노입자, 식탁 위 농작물로 전이...KIT, 분석으로 확인

Micro-XRF를 활용한 ZnO 나노입자 분포도
Micro-XRF를 활용한 ZnO 나노입자 분포도

안전성평가연구소(KIT)는 환경독성영향연구센터(황유식 박사) 연구팀이 금속나노입자와 농작물 종류에 따라 축적 및 전이가 크게 다를 수 있음을 확인하고, '마이크로-XRF'를 활용해 금속 나노입자의 식물종별 분포를 살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 활용한 마이크로-XRF 기술은 형광 X선으로 특정 부분에 어떤 화학 성분이 존재하는지 고정확도로 빠르고 비파괴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미술품 재료나 문화재 재질 확인에 활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위해 4종류 작물(상추, 순무, 청경채, 토마토)을 파종했으며, 금속산화 나노입자인 산화아연 나노입자(ZnO NP), 산화구리 나노입자(CuO NP) 및 금속이온(Zn2+, Cu2+)을 농도별로 노출시킨 뒤 금속산화 나노입자와 금속이온에 의해 나타나는 식물 독성을 평가했다.

잎, 줄기, 뿌리, 열매 등을 기관별로 분리한 뒤 분석된 농도를 활용해 나노물질별, 식물종별 생물농축계수(BCF)와 전이계수(TF)를 계산했다. 마이크로-XRF를 활용해 식물체 금속나노입자 분포를 확인했다.

BCF란 생물체에 오염물질이 축적됐을 때, 환경 중에 존재하는 농도와 생물체에 존재하는 물질 농도 비율로 생물 농축 정도를 수치화 한 것이다.

TF는 식물 뿌리와 잎에 축적된 농도 비율로 식물이 뿌리에서 잎까지 물질을 이동시키는 능력을 나타내는 수치다.

식물 독성 연구 결과, 순무에서 사람이 섭취하는 구근 부위가 독성 영향으로 성장하지 못했으며, 토마토를 제외한 작물 잎에서 백화현상과 괴사현상 등이 관찰됐다.

또 토양-식물체 간 축적성 및 전이가 식물 및 금속나노물질 종류에 따라 다름을 확인했으며, BCF 값이 4종 식물 중 상추와 순무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고 TF 값은 청경채와 토마토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또 전체적으로 ZnO 나노입자 토양-식물체 간 흡수와 전이가 CuO 나노입자보다 5~10배 더 높은 것을 확인했다.

황유식 박사는 “이번 연구는 작물 및 나노입자 종류에 따른 금속나노입자 식물 축적 및 전이를 확인한 것으로, 향후 안전한 농작물 관리와 농작물 섭취 경로에 따른 인체 및 생태 노출량과 위해성을 파악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연구팀은 다양한 토양 속 나노물질과 식물체간 분석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해 나갈 예정이며, 이러한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금속 나노입자 외에 초미세플라스틱 및 초미세먼지 등의 오염물질 연구에도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해당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금속나노입자의 토양-식물체간 전이 메커니즘 및 예측 연구' 과제 결과로, 환경과학 분야 권위학회지인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학술지에 지난 1월 게재됐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