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광역시 최초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대구지역 대형마트 매출이 한 달 만에 두 자릿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 정상영업에 따른 매출 상승 효과가 나타난 만큼 전국 확산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평일휴무로 전환한 대구 지역 내 대형마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0%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마트 대구율하점은 일요일 정상영업을 시작한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한 달간 매출이 작년 동기(2월 13∼3월 14일) 대비 15% 증가했다. 대구서 점포 7곳을 운영하는 홈플러스도 일요일 영업일이 포함된 첫 주 매출이 20%가량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는 주말영업 한 달간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 성장에 그쳤지만 작년에는 대통령 선거로 공휴일이 하루 더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 매출 신장 폭은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휴업일 평일 전환 이후 가족 단위 방문고객이 크게 늘고 매장 유동인구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앞서 대구시는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찬성에 따라 전국 특별시·광역시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기존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변경했다. 대구지역 대형마트 17곳은 둘째 주 일요일인 지난달 12일 일제히 문을 열었다. 이후 한 달 동안 일요일 영업을 지속한 결과 유의미한 매출 상승과 방문 고객 확대 효과가 나타났다.
대구시를 시작으로 충북 청주시를 비롯해 다른 기초지방자치단체도 휴무일 평일 변경을 추진 중이다. 이범석 청주시장은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간 상생방안이 마련되면 협약을 하고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전국 243개 지자체 중 51곳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상태다.
대형마트 평일 휴무가 전국으로 확산될 경우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 실적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대형마트 특성상 주말 매출 규모가 평일보다 약 두 배 많기 때문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 “이마트의 경우 전국 점포 50%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전환될 시 매출 2000억원, 영업이익 500억원 증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준대규모점포인 기업형슈퍼마켓(SSM)의 경우 주말 영업에 따른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일 휴무 전환 후 한 달간 이마트에브리데이 대구 지역 점포 매출 신장률은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SSM 업체도 유의미한 매출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주말과 평일 매출 격차가 극명한 대형마트와 달리, 도심 주거지와 근접한 SSM의 경우 월요일에도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의무휴업일 전환에 따른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광역시 최초 의무휴업일 변경
-
박준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