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이차전지 소재 특허 행사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양극재는 이차전지를 구성하는 핵심 소재로, LG화학은 이 분야 선두 기업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일부 중국계 업체들을 상대로 양극재 특허 라이선스 아웃(특허 사용료)을 제안했다.
라이선스 아웃은 타사에 특허를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는 것이다. 쉽게 말해 정식으로 기술을 제공할 테니 비용을 지불하라는 의미다.
라이선스 제안은 일반적으로 특허 소송 이전에 이뤄진다. 소송까지 가기 전 경고를 보내 합의를 촉구하는 것이다. 과거 애플이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특허 소송을 걸며 라이선스 제안을 보내기도 했다.
LG화학이 라이선스 아웃을 제안한 건 이례적이다. LG화학은 하이니켈 양극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삼았으며, 이를 시작으로 다른 글로벌 양극재 업체를 상대로 특허권 행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니켈 양극재는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에 활용되는 소재다. 에너지 밀도를 높여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전기차의 폭발적 성장으로 이차전지 및 이차전지 소재 수요가 급성장하고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LG화학은 특허권 행사에 착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글로벌 양극재 시장에서 선두권에 있는 기업이다. 유명 이차전지 소재 업체인 일본 니치아나 벨기에 유미코어보다 많은 양극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강력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LG화학의 특허권 행사가 업계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LG화학은 1995년 리튬이온 배터리 연구개발을 시작했으며, 2006년 세계 최초로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를 양산, 관련 기술을 축적해왔다.
지난해 3월에는 한양대로부터 하이니켈 양극재 신기술 특허 40여건을 매입했다. 니켈 함량을 올리면서도 양극 구조를 안정적으로 만들어 전기차 주행거리를 기존 대비 20~30% 늘려주는 배향성(配向性) 특허 등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이때 확보한 특허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배향성 특허가 하이니켈 양극재 제조에 필수여서 업계 표준처럼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특허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미국, 유럽 등에도 등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양극재 특허권 주장과 관련해 “특정 업체에 대한 라이선스 제안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지식재산권 보유자 정당한 권리행사는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양한 지식재산권 비즈니스를 강화하거나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양극재 시장은 하이니켈 제품을 필두로 올해 356억달러(47조원) 규모에서 2030년 829억달러로 233% 고성장이 예상된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