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NFC결제수수료 갈등…카드원가 반영 vs 가맹점 부담

금융당국, 적격비용서 제외
카드사, 비용 부담 호소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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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을 앞두고 카드사들이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수수료'를 카드 원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금융당국이 국내 애플페이를 허가하면서 NFC 결제 수수료를 카드사가 부담하도록 하자 카드사들이 비용 부담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카드사들은 NFC 결제 수수료가 카드 원가에 반영되면 가맹점이 부담하는 수수료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6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현재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산정에 애플페이 도입 시 확정한 NFC 결제 수수료를 카드 원가에 반영하는 방안을 사실상 검토하지 않고 있다.

적격비용은 카드 결제 전 과정에 드는 카드수수료 원가를 뜻한다. 자금조달비, 위험관리비, 일반관리비, 밴(VAN) 비용, 마케팅비, 조정비용 등 다양한 '비용'이 포함된다. 2012년에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는 3년마다 적격비용을 확인해서 수수료율을 정한다.

적격비용 산정에 따라 영세가맹점의 카드수수료 부담은 덜었지만 전체 가맹점의 96%에 원가 이하의 수수료가 적용, 카드사 본업의 경쟁력이 악화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적격비용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려서 현행 제도를 점검하고 수수료 체계 전반에 걸친 개편을 논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애플페이 이용 시 발생하는 NFC 결제 수수료의 적격비용 포함 여부를 검토하지 않은 것이다.

금융당국과 카드사 간 갈등은 애플페이 결제 시 발생하는 NFC 수수료를 가맹점과 소비자가 아닌 카드사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허용하면서 시작됐다.

애플페이는 삼성페이와 달리 0.10~0.15% 결제 수수료가 발생한다. 카드사들은 이 비용을 업계가 부담하는 만큼 이를 일종의 마케팅비 등 비용으로 분류해서 원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새롭게 발생한 NFC 결제 수수료는 가맹점과 소비자에 전가할 수 없고 카드사가 부담하도록 한 만큼 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비용'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NFC 결제 수수료를 원가에 반영하면 결국 가맹점에 수수료율로 전가하는 효과가 생기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적격비용 산정 작업에 애플페이 결제 수수료는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작업에 애플페이 건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결제 수수료를 비용으로 분류해서 원가에 반영하면 가맹점 수수료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가맹점에 수수료 부담을 전가하는 형태가 돼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