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코리아가 하이브리드 솔루션·게이밍PC·지속가능성을 무기로 미래를 대비한다. 제품부터 기업문화까지 성장 모멘텀을 발굴, 지금의 어려운 시장 환경을 기회로 바꾼다는 전략이다.
김대환 HP코리아 대표는 PC 수요 감소와 가전업계 불황 등 현재를 오히려 '퓨처 레디' 시기로 정의했다. 올해로 HP코리아에 몸담은 지 32년째인 김 대표는 “30여년간 PC 시장을 돌아보면 결코 정적인 상태가 없었다”며 “코로나19를 겪으며 다이내믹했던 시장도 잠시 위축된 '조정기'일 뿐,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는 기업 업무 환경 전반을 바꿔 놨다. HP코리아도 예외는 아니다. 여의도 본사 2층 공간을 한 층으로 줄이고, 개인 자리를 없애 대부분 미팅룸으로 리노베이션했다.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재택이나 외부 근무를 지원하기 위한 업무 솔루션도 강화했다.
HP는 2년 전 원격 데스크톱 소프트웨어 업체 테라디시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영상장비 전문 업체 폴리를 사들였다.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이 자리 잡으며 HP 내부뿐 아니라 시장 수요도 늘어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팬데믹 초기 재택근무를 권장하며 모니터를 지원하거나, 모션데스크나 의자를 지원하는 등 물리적 환경 구성에 집중했지만 언제 어디서나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솔루션까지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게이밍 시장도 HP가 주력하는 미래 주요 요소다. 게이밍 시장 투자 배경은 규모와 성장 가능성이다. 한국 게이밍 시장은 이미 세계 5위 안에 드는 규모다. 팬데믹 이후 컨슈머 PC가 교육용이 아닌 엔터테이너 도구로 활용되면서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HP코리아는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십 코리아(LCK) 후원, 프로게임단 T1과 파트너십 체결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이는 HP가 지난해 국내 게이밍 PC 시장에 1, 3, 4분기에 1위를 차지하는 성과로 직결됐다. 올해도 파트너십 연장과 용산 '게이밍 스튜디오'오픈 등 게이밍 마케팅 전략을 이어간다.
김 대표는 “HP는 게이밍 시장에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자는 마인드로 진입했다. '실력만이 너를 증명한다'는 게이밍PC 오멘의 슬로건이 이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PC제품뿐 아니라 게이밍 허브, 하이엔드 악세서리 하이퍼엑스 등으로 이어지는 HP 생태계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지속가능성'을 내세웠다. “지구적 가치, 사람, 커뮤니티 측면에서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며 “다양성, 형평성, 관용성으로 서로를 믿고 존경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공존해 서로 다른 세대가 함께 살아가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파트너사의 지속가능성을 지원하는 '앰플리파이 임팩트'를 지난해 론칭, 현재 110여개 회사가 성과 지표를 달성했다. 그 중 한 곳은 글로벌 톱10 성과를 달성, 올 상반기 어워드에서 수상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올해 회계연도를 시작하며 '하나의 사려 깊은 생각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며 “기업문화·시장·환경 각 분야를 심도 있게 고민해 미래 수요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