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가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개발에 뛰어들었다. LFP 양극재는 가격이 저렴하면서 안전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인 소재다. 전기차 배터리 가격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엘앤에프는 그동안 고성능 전기차에 들어가는 하이니켈 양극재에 주력해 왔지만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겨냥, 사업을 LFP계로 새롭게 확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가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갈 LFP 양극재 개발에 들어갔다. 자세한 양산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전기차 배터리 탑재를 목표로 고객사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다수 고객사와 협력해 LFP 양극재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극재는 용량과 출력 등 배터리 특성을 결정짓는 소재다. 특히 배터리 원가의 40% 정도를 차지, 배터리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니켈·코발트·망간을 주요 소재로 사용하는 삼원계(NCM) 배터리와 달리 LFP는 철을 주로 사용해서 에너지 밀도가 낮고 무게가 무겁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안정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LFP 배터리는 이 같은 특성으로 전기차 가격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보급형 전기차를 만드는 데 필요해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LFP 배터리는 그동안 중국 중심으로 상용화가 됐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LFP 상용화에 나섰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LFP가 중요 플랫폼 가운데 하나로 생각한다”면서 “향후 사업에서 고객의 다양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LFP 배터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엘앤에프는 이 같은 전방산업 변화에 LFP 양극재 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LFP에 망간을 추가한 LFMP 양극재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품군을 갖춰 다양한 글로벌 고객 수요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엘앤에프는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와 협력 관계가 깊어 LFP도 협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엘앤에프는 LFP계 외에도 LFP보다 저렴한 나트륨 배터리 양극재를 개발하고 있다. 나트륨 양극재 개발이 알려진 국내 기업은 엘앤에프가 처음이다. 나트륨 양극재는 리튬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나트륨 재료를 사용, 제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LFP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아서 주행거리는 짧지만 전기차 보급률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쩡위췬 CATL 회장은 지난 2021년 7월 한 행사에서 나트륨 배터리를 처음 공개했다. 최대 강점으로 저렴한 가격을 꼽았다. 나트륨 배터리는 전기차보다 에너지저장장치(ESS)부터 적용이 예상된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